ADVERTISEMENT

'카 오디오' 매니아 갈수록 늘어나

중앙일보

입력

비오는 봄날 오후. 날은 조금씩 어두워진다. 자동차 전조등 불빛이 빗방울에 반사된다. 유리창에 빗물이 흘러내리고 검게 물든 아스팔트 위로 차는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혼자다. 키스 재릿의 '위스퍼 낫' 혹은 '바운싱 위드 버드' . 노연주자의 정겨운 피아노 소리가 빗방울 사이를 굴러다닌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비내리는 거리를 질주하면 세상의 시름은 잊혀지고 지친 몸과 마음은 위안을 받는다. 이게 바로 카 오디오의 매력. 카 오디오에 이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 늘어나는 카 오디오 애호가들=한국도 1가구 1차량 시대다. 카 오디오 붐은 기본적으로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자가용 차량을 많이 소유하면서 본격화했다고 볼 수 있다.

통칭해 카 오디오 애호가라고 부르지만 그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새 차를 구입할 때 선택 사양으로 CD플레이어를 택하는 수준의 입문 단계부터, 앰프.서브 우퍼.CD체인저.DVD플레이어까지 두루 갖춘 본격 매니아에 이르기까지 그 층이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다.

심지어 차량 가격보다 많은 비용을 들여 카 오디오 장비를 갖추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매니아들도 극소수지만 엄연히 있다.


카 오디오 애호가들은 주로 PC통신 동호회 및 전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각종 정보를 주고받거나 중고품 거래를 한다. 동호회원들은 공동구매로 제조업체와 직거래, 시중가 보다 싼 가격으로 신상품을 구입하고, 주말에는 서울 남산 등에서 차를 가지고 모여 감상하는 '오프라인 모임' 도 한다.

◇ 카 오디오도 MP3 붐=카 오디오도 지난해부터 음악압축파일(MP3) 이 주요한 화두다. MP3를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차에서도 MP3를 들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우선 휴대용 MP3플레이어를 이용하는 방법. 카셋트 데크에 연결해주는 장치도 있고, 요즘은 아예 카셋트 테이프 형태로 만든 플레이어도 있다. 하드디스크 방식을 활용하는 플레이어도 있으나 별로 인기를 얻지 못했다.

최근엔 기존 일반 CD는 물론 MP3 포맷으로 녹음된 CD도 읽을 수 있는 데크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MP3는 CD 한장에 많게는 2백곡까지 담을 수 있어 CD를 자주 갈아끼울 필요가 없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카 오디오에서도 갈수록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 입문자를 위한 몇가지 조언=첫째, 어느 정도까지 즐길지 한계를 명확히 하자. 카 오디오 매니아들 사이에는 '가산 탕진의 지름길이 카 오디오 탐닉' 이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말이 있다. 그만큼 카 오디오는 본격적으로 추구하자면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가는 취미 생활이다.

CD를 들을 수 있는 데크와 중급 정도의 앰프.스피커만 갖추는 데도 2백만원이 넘게 들어가기 예사다. 조금 욕심을 부리면 비용은 두세배로 훌쩍 뛴다.

게다가 한번 카 오디오에 빠지면 보다 나은 기종으로 바꾸고 싶은 욕심을 참기 힘들어 계속 많은 돈을 쏟아붓기 일쑤다.

심지어 카 오디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차를 팔고 싼 차로 바꾸는 이들도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자신이 카 오디오에 들일 예산을 미리 설정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둘째, 많은 이들로부터 실제 체험에서 우러난 살아있는 경험담을 얻자. 보다 싼 가격에 정성껏 장착해주는 전문 점포를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다만 직접 여러 점포를 찾아다니며 꼼꼼히 확인하는 노력도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세째, 대폭 할인 판매를 내세우는 점포와 길거리의 무점포 상인들은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다. 결과적으로 저질의 물건을 비싸게 살 가능성이 높을 뿐더러 보증 수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도움말 주신 분〓한국 카오디오 장착가 협회(http://www.kcsm.co.kr) 조인희 기획실장(02-409-9092)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