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집 때문에 죽게 생긴 작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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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승기자] 김포시 감정동에 집을 가지고 있는 이모 씨는 기존 세입자의 전세 만기를 앞두고 신규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중개업소를 찾았다.

올 초까지만 해도 중소형 주택형은 내놓기만 하면 바로 거래가 됐던 터라 12층에 동남향 집을 가지고 있었던 이모 씨는 전셋값을 올려 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중개업소에서 의외의 말이 들려 왔다. 그렇게 높게 전셋값을 부르면 세입자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씨는 1년 전, 올 초까지 만해도 전세난이라면서 전셋값이 올랐고, 특히 소형 전세는 내놓기만 하면 세입자 구하기가 쉬웠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하고  의아했다.

올 상반기에 김포 한강신도시 등에 입주 물량이 너무 많았고 감정동 신안실크밸리3차 1074가구가 5월부터 대거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보단 비슷한 값이면 새 아파트를 세입자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기존 구 시가지의 일부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고 도배장판 등 집수리를 해 주겠다거나 전셋값을 깎아 주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모 씨도 전셋값을 500만원을 내리고 도배를 다시 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세입자를 구할 수 있었다.

▲ 입주물량 많은 김포 한강신도시

김포 상반기 입주물량 소화 더디고 하반기도 많아

김포 일대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금은 여름철 비수기라 다행이지만 가을이 되면 역전세난 이 우려된다. 이미 김포시엔 상반기 중 1만여 가구 이상 입주 물량이 있었던 데다 하반기엔 3757가구의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김포시 일대 입주물량은 경기도에서 수원시(5630가구)와 고양시(4281가구) 다음으로 많아 기존 아파트 전셋값에 더욱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사우동 L공인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입주 물량이 많아 감정동이나 북변동 일대 전세 시장은 더욱 안 좋아질 것이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감정동 S공인 관계자는 “비수기라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지만 가을 이사철이 되면 전세 수요가 돌 것”이라며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희망적인 전망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을 성수기가 되면 전세 수요는 증가하겠지만 여전히 새아파트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고, 새 입주 물량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이 계속 될 것으로 보여 상황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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