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재테크] 서울 평창동 31평 20년된 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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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날씨가 너무 추워 배관이 터지고 난방시스템에 이상이 생긴 단독주택이 많았다. 당시 응급처방을 하긴 했지만 이참에 현대식으로 개조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아파트에서 볼 수 없는 인간적인 분위기를 내면서 생활하기 편리하도록 내부공간을 바꾸려는 단독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리모델링 배경에는 규제강화 등으로 아파트 재건축이 어려워져 단독주택의 재산가치는 올라갈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적은 돈으로 새로 짓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낸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재테크가 없다. 펜스터 차정희 사장은 "단독주택 리모델링 의뢰 건수 10건 중 7~8건은 이 경우에 해당한다" 고 전했다.

◇ 개조사례〓전직 대학교수 李모(65)씨는 최근 낡은 단독주택을 현대식 구조로 리모델링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단층(31평)인 李씨의 집은 지은 지 20년이 넘어 겉만 멀쩡했다. 지붕은 방수가 안돼 빗물이 스며들고 배관도 녹 슬어 난방도 신통치 않았다. 최근엔 물을 틀면 녹물이 쏟아지고 하수도에서 불쾌한 냄새가 올라와 손님 모시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주변 전망이 좋고 조용해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싶지 않았다. 헐고 새로 지을 까도 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지금처럼 지어도 평당 3백만원, 총 9천3백만원은 든다는 게 동네건축업자의 말이었다.

고민 끝에 李씨는 리모델링을 결심했다. 공사는 낡은 설비교체에 주안점을 뒀다. 정화조와 상하수도.보일러 배관 등은 새 것으로 바꿨다.

거실바닥에는 온돌마루를 깔았고 조명등도 바꿔 아늑한 분위기가 나도록 했다. 주방과 거실쪽에는 현대식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신발장을 짜 넣어 부족한 수납공간을 보충했다.

외벽 자연석은 그대로 두되 더러워진 붉은 벽돌만 갈색 톤의 수성페인트를 칠했다. 방수가 안돼 빗물이 새던 기와지붕은 아스팔트 싱글로 바꿨다.

들어간 리모델링 비용은 총 6천2백여만원. 집값은 아직 투입된 비용만큼 오르지 않았지만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주변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말한다.

서미숙 기자 seomis@joongang.co.kr>

*도움말〓펜스터 차정희 대표(http://www.fenster.co.kr), 02-335-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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