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 안철수 지지율 판세
며칠이 지나자 안 원장은 급작스럽게
안 원장은 대담집 출간 이전 여론조사에선 박근혜 후보에게 4.6%포인트 차이로 열세였다(43.4% 대 48%). 그러나 힐링캠프 출연 이후 여론조사에선 48.4% 대 44.2%로 박 후보를 4.2%포인트 앞서면서 총선 이후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문재인 후보 역시 다자구도에서 안풍(安風)의 직격탄을 맞았다. 총선 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지지율로 하락해 9.3%에 그쳤다.
안 원장은 대담집 출간과 힐링캠프 출연 이전, 자신의 고향인 부산·경남(PK) 지역에서 박 후보에게 32.7% 대 57.1%로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절대 열세였다. 그러던 지지율이 42.5% 대 51.1%로 양자 격차가 줄면서 마(魔)의 40%를 넘어섰다. 야당 텃밭인 광주·전남 지역에선 무려 75% 안팎의 지지율로 15% 안팎의 지지율에 그친 박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야권 단일후보 적자(嫡子)가 되기 위해 호남과 PK에서 필요한 지지율이 총선 이후 회복된 것이다.
그러나 안풍에 대한 검증 공세가 변수였다. 책 출간과 예능 출연이란 이벤트 효과는 열흘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 안 원장에 대한 검증 공세는 최태원 SK 회장 구명 논란으로 시작돼 브이뱅크 참여 논란, 온라인 복권사업 수주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안 원장은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JTBC-리얼미터 일간 조사의 다자구도, 양자구도에서 박 후보에게 모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대목은 부산·경남에서의 안 원장 지지는 크게 변동이 없었던 반면, 광주·전남 지역에서 10%포인트가량 하락한 양상이다. 안 원장의 고향인 부산·경남 유권자들은 안 원장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인 데 비해,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제3의 후보인 잠재적 야권 후보에 대해 실망한 유권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안풍이 잦아들 무렵 새누리당에서 돌발 악재가 터졌다. 박 후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현기환 전 의원의 공천헌금 파문 때문에 모처럼 찾아온 박 후보의 상승세에 찬물이 끼얹어진 것이다. 게다가 비박(非朴) 주자들이 경선 보이콧을 하면서 박 후보의 상승세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박근혜 후보는 당분간 공천헌금 파문과 비박 주자들의 경선 보이콧 파동 때문에, 안철수 원장은 새누리당에 의해 계속 제기될 검증 공세 때문에 각각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한 채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판도의 변화 조짐은 다른 지역보다 호남과 부산·경남 지역에서부터 시작될 공산이 크다. 런던 올림픽 기간 중 두 지역의 판세는 여느 올림픽 경기 못지않게 뜨거운 전장(戰場)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