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영화 제작지원사업 둘러싼 갈등 재연

중앙일보

입력

영화진흥위원회가 심사과정의 공정성 시비로 유길촌 위원장의 사퇴파동까지 몰고왔던 제3차 극영화 제작지원 후보작을 최종 선정했으나 영화인협회가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서 양측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영진위는 17일 당초 후보작으로 잠정 선정된 7편 가운데 〈난나〉(감독 장길수),〈이클립스〉(오석근), 〈살아있는 동안만 날마다 축제〉(이윤택), 〈클럽 버터플라이〉(김재수), 〈인형의 집〉(김건) 등 5편을 최종 지원작으로 확정, 발표했다.

당초 지원작으로 선정했던 〈바리공주〉(장선우.박재동)는 제작사인 유니K문예투자가 뒤늦게 신청을 자진취하, 심사대상에서 제외했으며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는 이 영화의 제작사인 마술피리(대표 오정환)가 1차사업에서 〈미소〉란 작품으로 제작비를 지원받고도 아직 제작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지원결정을 유보했다.

이에 대해 영화인협회(이사장 유동훈)가 심사결과를 인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영진위를 더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또 다시 반발하고 나서 영진위와의 마찰이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잠정 선정작의 심사과정에 대해 꾸준히 이의를 제기해온 영화인협회는 18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유길촌 위원장과 이용관 부위원장을 비롯한 영진위 위원들에 대한퇴진 서명운동에 돌입키로 결정했다.

영진위 내부 감사팀조차 자체감사를 토대로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심사결과의무효화를 건의한 사안을 아무런 시정조치 없이 밀어붙인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유동훈 이사장은 "영진위 내부감사팀이 지원작 선정을 무효화할 것을 건의한 만큼 잠정 선정작 7편을 모두 무효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영진위 위원들도 입장이 서로 다른 것으로 알려져 영진위 내분도 우려되고있다. 잠정 선정작 7편을 둘러싸고 공정성시비가 불거진후 영진위 위원들은 유길촌위원장과 이용관 부위원장에게 최종 지원작의 심의.의결권을 위임했었다. 그러나 두사람이 의견조율에 실패하자 최근 전체회의가 소집됐고 이 회의에서 잠정 선정작의지원 찬반여부를 묻는 표결이 실시된 결과 찬성과 반대가 막상막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진흥의 목적으로 총제작비의 50% 범위내에서 작품당 최대 5억원씩의 제작비를 차등지원하는 이번 3차 제작지원사업의 지원금액은 〈난나〉4억원, 〈이클립스〉4억원, 〈살아있는 동안만...〉3억5천만원, 〈클럽 버터플라이〉2억5천만원, 〈인형의 집〉2억5천만원 등으로 결정됐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