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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32일 만에 … 화 풀린 수원 서포터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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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수원 삼성 주장 곽희주(31)는 전반 17분 코너킥에서 흐른 볼을 한 번 컨트롤한 뒤 그대로 네트에 꽂아 넣었다. 곽희주는 옆에 있던 오장은과 손을 맞잡은 뒤 벤치로 뛰었다. 맞잡은 손이 하나둘 늘었다. 어느새 필드 플레이어 10명 모두 나란히 손을 잡고 벤치를 향했다. 선수들은 홈에서 마침내 골이 터지자 윤성효 수원 삼성 감독, 코칭 스태프 등과 서로 얼싸안고 한동안 기쁨을 나눴다. 수원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K-리그 경기에서 곽희주의 선제골과 스테보, 하태균의 추가골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후반 초반 보스나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인천에 한 골만을 내주며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진 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6경기 만에 힘겹게 거둔 승리였다.

 경기 시작 전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수원은 지난 8일 경남전과 14일 전북전에서 연속 홈 완패(0-3)를 당했다. 앞서 1일 포항 원정에서의 0-5 패배에 이은 3경기 무득점 3연패였다. 수원은 원정 2경기(2무)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돌아온 홈 분위기는 험악했다. 서포터스 좌석엔 ‘베짱이를 위한 응원은 없다’ 등 불만이 담긴 걸개글씨들이 가득했다. 서포터스는 “정신 차려 수원”이라는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러나 곽희주의 첫 골이 들어가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후반 3분 이보의 페널티킥을 골키퍼 양동원이 막아냈을 땐 응원석에는 꽃가루가 넘쳐났다. 곽희주는 경기가 끝난 뒤 “윤 감독님을 중심으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골 세리머니의 의미를 설명했다.

수원=손애성 기자

◆프로축구 전적(29일)

수원 3-1 인천 성남 2-1 대구
강원 0-0 광주 부산 0-0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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