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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추락, 문제의 수직 이착륙기 주일미군 12대 반입 … 일 주민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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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3일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의 미군 기지로 반입된 미국의 신형 수직이착륙기(MV22 오스프레이). 이와쿠니시 주민들은 이날 고무보트를 타고 수직이착륙기 배치에 항의하는 해상 시위를 벌였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과부 제조기(widow maker)는 안 돼!”

 미국 해병대용 수직 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레이(MV22)’의 일본 배치를 놓고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군은 23일 오스프레이 12대를 민간 수송선에 실어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시의 주일 미군기지로 반입했다. 미군은 이와쿠니 기지에서 오스프레이 시험 비행을 마친 뒤 오키나와(沖繩)의 주일 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에 배치할 방침이다.

 오스프레이는 헬기와 비행기의 기능을 합친 수송기로, 현재 사용 중인 수송헬기 CH46기에 비해 시속이 2배(520㎞), 수송 가능인원 2배(24명), 항속거리 5배(3900㎞)를 자랑한다.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와 대만 해협에서의 임무를 염두에 두고 2014년까지 오스프레이 24대를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미군의 장비 배치에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모리모토 방위상)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야마구치·오키나와현을 시작으로 오스프레이 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오스프레이가 ‘과부 제조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사가 개발한 오스프레이는 개발 단계부터 8건의 사고로 3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올 들어서도 4월과 6월에 모로코와 미 플로리다주에서 추락사고를 일으켰다.

 일본의 시민단체들과 야당은 “다른 국가와 달리 오키나와 미군기지는 일반 주거 및 상업지와 밀접해 있는 만큼 오스프레이 사고는 대규모 민간인 희생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오스프레이 배치를 원점에서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4년 오키나와 미군기지 옆의 오키나와 국제대학에 미 해병대 헬기가 추락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이와쿠니 주민들은 고무보트 10척을 동원해 수직 이착륙기의 배치에 항의하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일 언론들은 “오는 29일 열리는 야마구치현 지사 선거에서 오스프레이의 이와쿠니 기지 반입에 반대했던 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정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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