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장비 수출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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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와 장비 수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몽골에서 지멘스 등 외국 업체와 경합한 끝에 사업자로 선정돼 오는 6월부터 시범서비스를 한다고 8일 밝혔다. 한통은 일단 1백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한 뒤 서비스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후지쿠라사와 초고속인터넷 접속을 위한 필수장비인 케이블 모뎀 10만대를 공급키로 최근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일본 케이블모뎀 전체 시장(약 1백만대)의 10%에 이르는 물량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로써 종합정보통신망(ISDN)에서 초고속인터넷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는 일본 인터넷 장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광케이블과 직접 연결되는 차세대 광모뎀도 후지쿠라사와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LG전자도 최근 일본 시장을 겨냥한 모뎀 개발을 마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5만대 규모의 장비를 올해 안에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 말했다.

중견 장비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디어링크는 중국 업체와 10만회선 규모의 모뎀과 네트워크장비 수출 계약을 했으며, 알파텔레콤은 대만에 6만여대의 초고속인터넷 접속 모뎀을 수출키로 했다. 한아시스템은 중국 허베이(河北)성에 올해 말까지 1천만달러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초고속인터넷 관련 수출이 본격화하는 것은 아시아에서 국내 기술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데다 업체들도 매출을 늘리기 위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4백만명을 넘어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데다 수출품목이 장비는 물론 서비스까지 폭넓고, 수출지역도 몽골.일본.대만.중국 등 아시아 전지역에 걸쳐 있어 전망이 밝다" 고 말했다.

정보통신부의 노희도 국제협력관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전화에 이어 초고속인터넷이 전략 수출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며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 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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