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히터] 그랜드슬램 킹콩

중앙일보

입력

할리우드가 영화 킹콩을 만들어 개봉하기 전인 1900년대부터 야구장에는 '킹콩'이 많이 있었다.

우리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엔 이런 킹콩들이 많아 프로야구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시작은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 만루홈런(그랜드슬램)을 때려낸 청룡의 이종도 선수다.

뒤를 이어 이해 벌어진 올스타전에서는 '올스타전의 사나이' 김용희가 만루홈런을 쳐내어 프로야구 원년의 '그랜드슬램-킹콩'의 대열에 끼어들었다. 이 한방으로 김용희는 영광의 미스터 올스타에 뽑혀 부상으로 승용차를 탔고, 곁들여 5백만원 어치 부상을 타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그랜드슬램 하면 홈런왕 베이브 루스와 3,4번을 치던 뉴욕 양키즈의 루 게릭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며 모두 23개의 그랜드슬램을 때려 내었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 아무도 못 깨고 있다. 2위는 17개를 쳐낸 테드 윌리엄즈, 3위는 16개를 쳐낸 홈런왕 베이브 루스와 행크 아론 그리고 윌리 매코비의 3명.

이들의 한방으로 한국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는 지금처럼 살쪄온 것이다.

그랜드슬램이 아닌 82시즌 올스타전에서 3개씩의 홈런을 쳐낸 김용희, 김용철 두 선수도 다른 의미에서 홈런 킹콩이라 불러도 좋다.

킹콩이 될 수 있는 자격요건은 ①체구가 클 것(키가 크고 몸집이 뚱뚱하든지 하는)과 ②홈런(그랜드슬램이라면 더 좋고)을 잘 때려 낼 것 등이다.

이런 그랜드슬램과 킹콩이 더 많이 탄생해야 야구는 살찌고 관중도 늘어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