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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유동인구 100만명…확장되는 강남역세권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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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16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 옛 뉴욕제과 빌딩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제일모직 패션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매장을 열기 위해 지난달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이 빌딩 1~4층을 빌리기 위해 임대 보증금 50억원에 월세로 3.3㎡당 5445만원을 내기로 계약했다. 38년간 강남역을 지켜온 추억의 뉴욕제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강남에서 가장 높은 임대보증금과 월세를 내는 대기업 패션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거래를 중개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기존 뉴욕제과의 임대료와 비교해 20% 이상 상승한 것”이라며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만큼 임대료 수준이 강남지역에서 가장 높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강남역 상권이 대기업들의 패션 브랜드 격전장이 되고 있다. ‘자라’, ‘후아유’, ‘미쏘’, ‘BSX’ 등 대기업 패션 매장이 입점하면서 임대료가 상승세다.

다국적 종합부동산기업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 6월 강남 역세권 상가의 임대료는 3.3㎡당 199만9928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8.8% 상승했다. 이는 이 기간 명동 상가 임대료(16%) 보다도 더 많이 뛴 것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김성순 이사는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해외 명품 브랜드도 강남 역세권 부근에 적당한 크기의 상점을 찾으려고 줄을 서 있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역 상권은 중구 명동 상권과 함께 전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그중 10번출구앞은 하루 20만명 이상이 지나다녀 국내외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 상점을 열고 싶어하는 곳으로 꼽힌다.

신논현역 개통•삼성타운 입주로 유동인구 크게 늘어

강남 역세권의 장점은 경기 침체에도 증가하는 유동인구다. 거리에서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쳐야 할 정도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가 지난 6월 조사한 결과 강남 8개 출구 앞을 지나는 하루 유동인구는 98만7300여명이나 됐다.

특히 에잇세컨즈가 입점할 옛 뉴욕제과 앞이 하루 유동인구 20만40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분당선 강남역 출구(11만7000여명)와 삼성그룹 사옥인 삼성타운 입구(7만5800여명)에도 유동인구가 집중했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신분당선이 개통하면서 강남역에 하루 유동인구가 최소 10만명 정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강남역 상권은 남쪽과 북쪽으로 팽창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게 해당 지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남쪽으로는 2008년 삼성그룹 사옥이 들어서면서 주변으로 확장되고 있다. 북쪽으로는 2009년 7월 9호선 신논현역이 개통되면서 강남사거리에서 교보생명사거리까지 상권이 활성화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강남역세권은 남북으로 확산 중

먼저 강남사거리에서 교보생명사거리까지 대로변 상권은 신논현역이 생기면서 활기를 띤다. 신논현역은 하루 이용객수만 5만여명에 달한다.

인근 직장인과 대로변 4~5층에 몰려 있는 파고다어학원, YBM 등 어학원 학생이 주로 몰린다. 대로변에는 최근 1~2년 사이 유명 패션 브랜드 매장, 커피숍 등이 잇따라 입점해 시세를 올렸다.

지난 2008년 지하철2호선 8번 출구 앞에 삼성그룹 사옥이 들어서면서 상권은 남쪽으로도 확산됐다. 강남역 사거리~우성아파트 사거리의 상권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강남 상권의 주 이용 연령대가 기존 20대 위주에서 40~50대까지 폭이 넓어졌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삼성타운이 들어서면서 주변 오피스텔은 물론 상가 임대료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신분당선 강남역 4,5번 출구 231㎡ 매장 기준 월세는 지난해 6월 950만원에서 지난달 1350만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권리금은 2억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보증금은 9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강남역 상권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유동인구가 하루 100만명 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난데다 패션, 전자, 문화 등 다양한 상품 매장이 입점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순 이사는 “유명 브랜드 기업들이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플래그샵(flag shop)’을 강남역 근처에서 열기를 원하고 있다”며 “보증금과 임대료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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