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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재계순위 떨어져 한진·롯데와 비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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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현대건설의 계열사 이탈과 현대차그룹의 30대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4월1일 예정)으로 정몽헌씨와 현대그룹의 위상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정몽헌씨의 현대그룹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의 재벌 구조조정과 현대차 그룹의 계열 이탈속에서도 건설을 중심으로 현대 본가(本家)를 유지해 왔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지난 98년 1월13일 당시 그룹 부회장이던 정몽헌씨를 회장으로 전격 승진시켜 형 몽구씨와 공동으로 그룹의 사령탑을 맡겼다.

이 때만 해도 현대그룹은 83개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재벌로 같은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30대그룹 지정(자산기준)에서 1위로 차지했으며 대우가 삼성을 밀어내고 재계순위 2위를 차지한 99년에도 현대는 여전히 1위를 고수했다.

변화는 98년말부터 시작됐다.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99년에 계열사 83개사중 52개사가 정리됐으며 계열분리 과정에서 삼미특수강, 강원산업 등 4개사가 편입됐지만 2000년 8월에 현대차, 인천제철 등 10개사가 분리됐다.

이어 작년 말에 현대건설의 계열분리로 현대엔지니어링 1개사가 추가 편입됐지만 이달 현재 현대그룹의 표면적인 계열사 수는 구조조정 이전의 30% 수준인 26개사로 줄었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가 올 상반기에, 현대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을 묶어 올해 말에 중공업 소그룹으로 계열분리될 예정이고 현대증권은 AIG에 매각협상 중이다.

따라서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현대건설마저 떨어져 나가면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현대종합상사, 엘리베이터 , 현대석유화학, 현대택배, 현대오토넷 등 10개 안팎의 소그룹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재계 순위에서도 변동이 생긴다.

특히 현대그룹은 재계순위에서 다음달 1일 30대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현대차그룹에도 밀릴 가능성이 높다.

99년말 자산기준으로 본 순위는 ①삼성(67조3천억원) ②현대(58조8천억원) ③LG(47조6천억원) ④SK[03600](40조1천억원) ⑤현대.기아차(31조원) ⑥한진(20조7천억원) ⑦롯데(15조7천억원) ⑧금호(11조5천억원) ⑨한화[00880](11조4천억원) 등이다.

따라서 현대중공업 소그룹(미포조선.현대울산종금 포함)의 자산이 11조2천억원, 현대전자 소그룹(현대정보기술.현대유니콘스 포함)이 20조8천억원, 현대건설이 8조원 가량임을 감안하면 현대건설의 자산총액은 20조원 이하로 떨어져 한진, 롯데 등과 순위를 다투게 된다.(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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