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록밴드 다모였다 '희노애락'

중앙일보

입력

록을 사랑하는 가요팬이라면 웬만해선 외면할 수 없을 음반이 나왔다.

부활시나위 등 '역전의 용사' 들이라고 부를 만한 연륜있는 록밴드부터 크라잉넛·레이지본 등 인기 정상의 인디 밴드들까지, 대한민국의 실력파 록밴드 열다섯 팀이 참가한 합동앨범 '히어로 애(愛) 록 - 희노애락' 이 그것이다.

새 앨범 '…희노애락' 은 각자 정규 앨범에 수록했던 곡을 모아 만드는 흔한 편집앨범과는 달리 앨범에 참여한 모든 밴드들이 전곡을 새로 만들었다.

음반을 제작한 오투뮤직측은 "음반 출시 이전에 인터넷 (http://www.o2music.com)에 음악을 공개해 네티즌들의 반응을 미리 점검한 만큼 한곡 한곡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980년대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주류 록밴드들과 90년대 후반 이후 인디 열풍 속에 실력을 가다듬어온 젊은 밴드들이 한 음반에 모였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만 하다.

참여한 밴드는 '너에게' 의 부활, '희석찬가' 의 노바소닉, '양귀비' 의 크라잉넛, '갈대와 잠자리' 의 야다, '8080' 의 닥터코어911, '셋업' 의 힙포켓, '플라이 어웨이' 의 블랙신드롬, '한길' 의 델리스파이스, '사과' 의 불독맨션, '스위트 드림' 의 파티, '너를 만날 아침' 의 마루, '제발' 의 마이언트메리, '라이어 레인' 의 레이지본, '글루미 제인' 의 파스텔, '잊어버려' 의 신대철 등이다. 어느 곡 하나 버릴 수 없는 노래들이다.

특히 80년대 록의 전성기를 잊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신대철의 색깔 짙은 보컬이 돋보이는 시나위의 '잊어버려' , 애절한 가사가 인상적인 부활의 '너에게' ,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블랙신드롬의 '플라이 어웨이' 를 우선 주목할 것 같다.

불독맨션·마이언트메리·마루·델리스파이스 등 젊은 감각의 모던록도 기분좋고, 크라잉넛.레이지본의 펑크록과 여성 3인조 록밴드 파스텔의 절규하는 듯한 ·노래와 연주도 신선하다.

노브레인 등 독립레이블 문사단 소속 밴드들이 빠진 점이 아쉽지만 한국 대중음악의 생명력을 키워가는 것은 이들 록밴드들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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