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라몬 마르티네스 '아듀 다저스'

중앙일보

입력

'과거의 에이스' 라몬 마르티네스(33)가 LA 다저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떠났다.

최근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던 마르티네스는 29일(한국시간) 방출을 요구했고, 구단도 이를 승락했다.

지난 겨울 제 5선발감을 찾던 다저스는 자유계약시장에 나온 그를 1년간 5백만달러라는 거액에 영입했다. 하지만 마르티네스는 6번의 출장에서 3패(방어율 5.82)를 기록하는 등, 시범경기 내내 부진했다.

마르티네스의 '자진 퇴진'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결정으로 여겨진다. 마르티네스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의 형이자, 90년대 초반 다저스의 마운드를 이끌었던 투수. 특히 90년에는 불과 22세의 나이에 20승투수가 되며, 페르난도 발렌주엘라-오렐 허샤이저로 이어지는 다저스 투수계보의 후계자로 지목됐었다.

그러나 연속된 부상이 그를 괴롭혔고, 고질병이 되어버린 어깨는 그를 정상의 위치에서 끌어내렸다.

결국 마르티네스의 '용단'에 의해 다저스는 시범경기에서 2.50의 방어율을 보이며 호투하고 있는 신예 에릭 가니에를 제 5선발로 쓸 수 있게 됐다. 또한 케빈 말론 단장은 '또 한번의 악수'라는 비난에서 벗어나는 행운을 얻었다.

'자유의 몸'이 된 마르티네스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다른 구단의 러브콜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날 카를로스 페레즈 · 루크 프로코펙 · 오난 마사오카 등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며 투수진의 교통정리를 서두르고 있는 다저스는 마이너리그 투수 마이크 저드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로 트레이드시켰다. 저드를 포기하고 얻은 대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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