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미국 경기둔화 주도"

중앙일보

입력

최근 미국 경제성장의 둔화는 소비자가 아닌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자본재에 대한 신규주문은 급격히 감소했으나 소비자신뢰지수는 6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인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도이체방크 알렉스 브라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후퍼는 "미국이 현재 침체기에 있다면 그것은 기업이 주도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소비자신뢰가 저하됐다고는 하지만 그 지수는 아직 마이너스 영역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웰스 파고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돈 힐버도 지역적으로 볼 때 최근 소비자신뢰지수가 급격히 하락한 곳은 산업중심지역으로 그 지역은 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했기때문에 그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달에 소비자신뢰지수가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지출은 지난해 1.4분기에 비해 최근에는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내구재 주문은 지난 1월에 7.3%나 하락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0.2% 다시 떨어졌으며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방위산업분야의 주문을 제외하면 일반 내구재 주문액은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위산업부문과 항공기를 제외한 자본재 신규주문은 지난달 4%나 폭락했다.

자본재 주문은 지난 5개월 중 4개월간 줄어들었으며 이는 기업들이 새로운 장비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계속 줄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피터 후퍼는 올해 1.4분기에 기업들의 자본재 부문 투자는 연간기준으로 7~9%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상황에 따라 미국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소비지출이 줄어들지 않는 한 침체의 늪이 그렇게 깊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말했다.(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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