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업계에 '경영 정보화' 열풍이 불고 있다.
규모가 제법 커진 중소업체들이 경영 관리 소프트웨어, 전사적 자원 관리(ERP)등에 갈증을 느끼기 시작한 가운데 때마침 정부가 벌인 '1만개 중소기업 IT(정보통신)화 지원 사업' 이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중소기업연구원이 전국 1천2백43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1백점 만점에 47.8점으로 낙제점이었다.
하지만 '정보화 추진 의지' (52.4) 만큼은 높게 나타났다.
◇ 정보화 수요 폭발 = 산업자원부가 중소기업청(http://www.smba.go.kr).대한상공회의소(http://www.kcci.or.kr)를 통해 벌이는 중소기업 IT화 사업은 지난 2일 접수 개시 후 한달도 안 된 29일 현재 지원 신청이 5천건에 육박해 이미 올해 지원 목표 4천개를 크게 웃돌았다.
중기청.대한상의가 각각 4천3백75, 5백여건으로 정부는 연말까지 접수하려던 일정을 앞당겨 다음 달 초순 마감할 예정이다.
중기청의 정영태 정보화지원과장은 "이렇게 호응이 클 줄 몰랐다" 고 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도 "지난해 9월 상의가 시작한 홈페이지 무료 구축 사업의 신청 회사가 3백여개에 불과한 데 비해 의외의 열기" 라고 말했다.
닷컴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IT 벤처들도 이번 사업에 참여하려고 사활을 건 수주전에 나섰다. 지난 17일 이들의 참여 접수를 마감한 결과 9백52개 업체 3백30개 컨소시엄이 6백10개 사업 분야에 신청서를 냈다.
◇ 열기 왜 뜨겁나 = 대한상의에서 SM-ERP란 통합 경영관리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지원받은 특수 윤활유 제조업체 장암LS(서울 영등포동)는 3천만원 정도 들어갈 경영관리시스템 구축 비용을 1천여만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구연찬 사장은 "종업원 수가 50명을 넘어서고 매출도 1백억원에 육박하면서 인사.급여.회계.원가 등을 한꺼번에 관리하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생겼다" 고 말했다. 중기청 접수 내용을 보면 기초정보 소프트웨어와 ERP 분야 지원 신청이 62%, 33%로 주종이었고 생산공정 분야는 4%였다.
IT화 지원을 받는 중소업체는 회계.생산.재고관리 등 업무 분야별로 1백만원씩을 지급받고, 통상 수천만원이 드는 ERP 작업은 소요 비용의 50% 안에서 최대 2천만원까지 무상으로 지원받는다.
홍승일.이현상 기자hongs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