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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징하죠 ~ 잉 용식이 말투 개발하러 구례·여수도 갔었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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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추적자’의 순박한 깡패 용식이 조재윤. “매일 쪽잠을 자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는 건지 감사하면서도 두렵죠. 얼마 전엔, 식당에서 계란 프라이 2개를 서비스로 주시더라고요. 세상에.”

 숨막히는 정치드라마 ‘추적자’(SBS)에서 유일하게 시청자의 숨통을 틔워주는 코믹한 깡패 용식이. 배우 조재윤(38)이 데뷔 10년 만에 얼굴을 알렸다. 그를 12일 서울 중앙일보사에서 만났다.

 -‘추적자’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한 회 2~3장면에만 내가 나왔다. 용식이가 인기를 얻으며 분량이 점점 늘더니 13회엔 24장면에 나왔다. 이제 조 형사와의 러브라인도 진해진다.”

 극중 용식은, 어머니를 위해 오징어를 훔쳤다가 다른 사건까지 뒤집어쓰고 1년의 감옥살이를 한 억울한 인물이다. 이후 전과 7범이 됐지만 누구보다 의리있고 순박하다.

 -깡패역인데 무섭지 않다.

 “용식에게 깡패는 직업일 뿐이다. 억울한 감옥살이 이후 어둠의 세계에 발을 디뎠는데 사실 싸움은 못한다. 주무기인 ‘입’으로 ‘형님’ 자리까지 올라간 거다. 그래서 좀 순박하고 귀여운 깡패로 만들었다.”

 -특유의 사투리가 재미있다.

 “서울에서 쭉 자랐지만, 제대로 서울말 쓰는 역을 해본 적이 없다. 매번 건달이나 외국인 역이어서…. 그러다 보니 각종 사투리에 감이 있다. 캐스팅됐을 때, 감독님이 ‘용식이는 전라도 말은 쓰지만 전라도 사람은 아니다’고 하더라. 일부러 무서워 보이기 위해 사투리를 배우러 전라도로 어학연수를 간 인물이다.”(웃음)

 -실제로 어학연수를 갔나.

 “‘은실이’의 (성)동일 형, 영화 ‘맹부삼천지교’의 (손)현주 형이 연기한 사투리를 계속 보면서 용식의 억양과 말투를 개발했다. 구례와 여수에도 직접 내려갔다. 벌교의 센 사투리가 있는데, 할머니들이 쓰면 묘하게 귀여웠다. 그걸 본떴다.”

 -애드립도 많이 하나.

 “다른 역할은 토씨 하나하나가 중요하기 때문에 애드립이 안 되는데, 유일하게 내게만 허락됐다. (웃음) 서 회장의 ‘욕봐라’를 패러디한 ‘욕보세요’가 내 애드립인데 반응이 정말 좋았다.”

 -데뷔한 지는 꽤 됐다.

 “무대미술을 전공해 계속 연극을 했다. 연봉 140만원 받을 때도 있었다. 영화 ‘체포왕’ ‘특수본’ ‘아저씨’ 등에서 줄곧 어두운 세계 인물만 해와서 부둣가·폐창고·공사장 이런 곳이 익숙하다. 매달고 파묻고 담그고….”(웃음)

 -타고난 ‘광대’같은데.

 “ 무대미술을 하다 보니 자연히 연출에 관심이 생겼고, 어린이 뮤지컬 ‘뽀로로’ 등을 연출했다. 광대가 꿈이다. 사람들에게 ‘내가 당신보다 밑에 있다’고 얘기해주는 광대, 남에게 위로를 주는 삶을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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