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주상복합 내리막길 걷나

중앙일보

입력

최근 서울과 분당 신도시에서 인기리에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 예상보다 낮고 거래도 부진하다. 입주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보라매타운 주상복합 매매값도 조망권이 좋은 일부 층을 빼고는 분양가 수준에 머물고 거래도 한산하다. 일부 저층은 분양가 이하 매물도 나온다.<편집자주>

주상복합은 품질 고급화를 통해 주택시장의 신상품으로 떠올랐으나 가수요를 촉발하는 선착순 공급방식 때문에 분양 열기가 오래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분양 초기 물량을 확보한 떴다방(철새 중개업자)과 단기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 값이 약세로 기울고 있는 것.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높은 청약률을 보이며 분양된 서울 구의동 대림아크로리버, 서울 서초동 대림리시온, 분당 정자동 파크뷰 등의 분양권 값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자세한 정보는 (http://www.joinsland.com) 참조>

이들 주상복합 견본주택 주변에는 물량을 처분하려는 떴다방이 파라솔을 치고 영업하고 있으나 분양 초기와는 달리 거래가 뜸하다. 51, 57, 64평형 2백20가구로 이뤄진 대림아크로리버의 경우 51평형 가운데 한강을 볼 수 있는 물건만 간간이 거래될 뿐 나머지 평형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서울 구의동 한 중개업자는 "선착순 청약의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팔려는 물량만 많고 사려는 사람은 적다" 고 말했다. 17~20평형이 대부분인 서초동 대림리시온은 임대사업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으나 웃돈은 5백만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한때 33평형에 1천만~1천7백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던 분당 파크뷰도 공개청약이 끝난 뒤 매물이 증가하면서 분양권 값이 떨어지는 추세다.

특히 9층 이하의 저층부는 5백만원 안팎의 웃돈만 붙인 분양권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그나마 61평형 이상은 거래가 뜸하다. 발코니 새시 값을 별도로 내야 하고 분양대금의 55%를 내년 4월까지 납부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양권 거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 아파트 33평형 상층부의 분양가는 2억6천8백만원으로, 입주 때(2004년 5월)까지의 금융비용(연리 7.5~8% 기준)만 3천5백만~3천9백만원이다. 초기 중도금 납부액이 많은데다 공사기간이 37개월이나 돼 그만큼 금융비용이 크다.

여기에 새시 비용과 취득세.등록세를 합치면 2천5백여만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결국 33평형에 입주한 뒤의 시세가 3억3천만원을 넘어야 투자비용을 건지고, 웃돈을 주고 산 경우는 그 이상으로 값이 올라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분양권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

분당의 K중개업소측은 "차익을 노린 매물이 워낙 많다" 며 "조만간 분양가 수준의 분양권 매물이 쏟아질 것" 이라고 귀띔했다.

성종수.서미숙 기자sjssof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