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문 대표단 정회장 빈소 방문

중앙일보

입력

북한 아.태평화위 송호경 부위원장을 단장으로한 조문단이 24일 서울 청운동 정주영 현대그룹 전명예회장 빈소를 방문, 조문했다.

조문단은 이날 오후 12시 23분 공항에서 청운동 자택 앞에 도착한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보낸 조화를 앞세우고 27분께 빈소로 들어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들은 북에서 가지고 온 조화를 정 전회장 영정 오른쪽에 설치하고 나란히 선뒤 송 부위원장이 "정주영 선생 영전에 묵도를 드립니다"라고 말하자 동시에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이어 조문단은 김정일 위원장이 보낸 조전을 낭독하고 상주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에게 이를 전달했다.

조전에는 "북남 사이의 화해와 협력, 민족 대단결과 통일 애국 사업에 기여한 정주영 선생의 사망에 즈음하여 현대그룹과 고인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송 부위원장은 정몽구 회장의 안내로 정 전회장 방을 둘러본뒤 응접실에 앉아 "김정일장군께서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군께서 정회장을 만났을 때를 회고하면서 선생이 생전에 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생전에 이룩하신 사업을 이뤄 나가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조문단은 방명록에 서명하고 조문 30여분만에 신라호텔로 떠났다.

현대측은 북한 조문단의 경호 문제를 감안, 이들이 빈소를 방문한 시간에 다른 조문객은 일절 받지 않았으며 취재진의 접근도 일부 제한했다.

조문단은 신라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김포공항으로 이동, 오후 5시를 전후해 서울-평양간 직항로를 이용해 귀환할 예정이다.

조문단은 이날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서해안 직항로를 통해 한시간후인 오전 11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했으며 공항 귀빈실에 잠시 머문 뒤 현대측이 제공한 차량을 이용, 서울 청운동 빈소로 향했다.

송 부위원장은 공항 도착직후 "김정일 장군께서 정주영 회장의 서거소식을 알고 조문을 올리라며 우리들을 파견했다. 이 자리를 빌어 정주영 회장의 서거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이번 조문단 방문은 오직 김정일 장군이 애도의 뜻을 전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다른 목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측은 조문단이 가져온 화환운반용으로 대형 버스를 제공했으며 공항영접은 상주를 대신해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이 했다.

송 부위원장은 공식직함이 북한의 `비정부 평화애호기구'인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지만 우리나라 장관급에 해당되며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 방북 때의 카운터 파트였다.(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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