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내고 세탁기를 빌려 빨래를 하는 이른바 ‘동전 세탁소’ 확장, TV 홈쇼핑을 통한 ‘세탁상품권’ 판매….
경기가 가라앉아 대기업들도 몸을 사리는 요즘,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프랜차이즈 기업가가 있다. 세탁 체인 ‘크린토피아’의 이범돈(52·사진) 사장이다. 이 사장은 “경기가 어렵다지만 기회는 만들어내기 나름”이라며 “지금 크린토피아는 새로운 기회를 잡아내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새로운 기회’의 하나가 ‘코인워시’ 브랜드 동전세탁소다.
이용하려는 세탁기 용량(13~23㎏)에 따라 5000~7000원을 내고 빨래와 건조를 하는 곳이다. 2009년 사업을 시작해 올 초까지만 해도 전국 15개에 불과하던 것이 지금은 40개로 늘었다. 이 사장은 “1인 가구와 일하는 ‘워킹 맘’이 늘면서 동전 세탁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싱글족이 많은 원룸 촌 등을 중심으로 직영·가맹점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동전 세탁소는 미국에서 예전부터 일상화돼 있는 것. 이 사장은 이를 한국에 적용하면서 일종의 현지화를 했다. 1000원을 더 내면 직원이 세탁과 건조를 해 주는 ‘세탁 대행 서비스’다. 직장일로 바쁜 싱글족과 워킹맘들이 세탁기 앞에서 1, 2시간씩 기다리지 않고 출근할 때 맡겼다가 퇴근하면서 가져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사장은 “현재 코인워시 고객의 80%가 세탁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에는 세탁 프랜차이즈 최초로 ‘세탁 상품권’을 만들어서는 홈쇼핑에서 팔았다. 5만원 이불 세탁권으로, 전국 크린토피아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1+1’ 개념으로 5만원짜리를 사면 5만원짜리 하나에 3500원 운동화 세탁권을 얹어 줬다. 당초 1억원어치 정도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2억원어치가 나갔다. 이 사장은 “이불 같은 침구류에 알레르기와 아토피의 원인인 ‘집먼지 진드기’가 많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먹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실 세탁 상품권 판매 자체가 이불 빨래를 더 자주 하는 쪽으로 ‘세탁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침구류는 집먼지 진드기의 온상인데도 계절별로 한 번 정도 빨래를 하는 게 보통 아닙니까. 이번 캠페인의 목적은 세탁 상품권 판매를 통해 크린토피아의 서비스와 편리함을 알리려는 것도 있지만, 위생을 위해 이불을 더 자주 빨아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 사장은 “코인워시 이용객이 늘고 세탁상품권도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세탁 문화가 바뀌고 있는 듯하다”며 “흐름을 잘 타 올해 안에 코인워시 매장을 130개까지 늘려 보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