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길 복지부장관 "한달간만 지켜봐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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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길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은 1999년 2월 의약분업을 강행키로 했다가 1주일여 만에 1년 연기로 번복한 이유에 대해 "당시 정책위원회 산하 정책기획단에서 당연히 하는 것으로 보고해 강행하기로 방침을 확정했지만 다시 확인해보니 준비가 안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취임식에서 의보재정 파탄의 원인으로 ▶적자 구조 확대▶의약분업으로 인한 비용 증가▶의보 수가 인상▶정액진료 본인부담금 기준 상향조정▶지출억제 대책 부진 등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98년 말 의료계.약계의 분업 연기청원을 공약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는데.
"당시는 눈 코 뜰새없이 바빴다. 만난 적이 없다.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

- 지난해 7월 의약분업을 시행할 당시의 입장은 뭐였나.
"당시는 얘기할 입장이 아니었다. "

- 대통령과 차흥봉 전 복지부 장관이 의약분업을 망가뜨렸다고 얘기했다는데.
"그런 말 한 적이 없다. "

- 정치권에서 서재희 건강심사평가원장 경질 얘기가 나온다.
"모르는 얘기라 생각 안해 봤다. "

- 지난해 의료계 파업이 한창일 때 여당 일부에서 분업 연기론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지난해 총선 선거대책위 정책위 의장 시절 동강댐 백지화를 선언한 적이 있다. 동강댐은 시작도 안했고 건교부만 해야 한다고 해 백지화했다. 새만금에서 보듯(어떤 일이)중간을 넘어서면 돌아가기 어렵다. "

- 정치권이 의보재정 파탄의 한 축이라는 비난이 높다.
"정치권이 문제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떤 정책이든)시작은 누구나 쉽게 한다. 잘 운용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7월 분업을 시작할 때 사연이 있다. 다음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

- 의료계의 보험료 과잉청구 삭감률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있다.
"의사와 약사가 공부할 때 그런 생각을 했겠나. 그럴 개연성은 있다고 보나 포도대장처럼 일할 생각은 없다. "

金장관은 "한달간 지켜봐 달라. 재정대책을 만들어 국민들이 납득할 때까지 술을 끊겠다" 는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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