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참 역할 톡톡히 한 오성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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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LG 세이커스의 오성식(31)이 모처럼 고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연세대 졸업 이후 원년 멤버로 프로에 뛰어든 오성식은 그동안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가 22일 청주에서 열린 SK 나이츠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전성기 모습을 연상케 하는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성식은 이날 팀의 주득점원 조성원이 감기 몸살로 부진했고 에릭 이버츠마저 상대 수비에 막혀 헤맸지만 14점에 11어시스트를 기록, 5전3선승제의 승부에서 1승1패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팀에게 귀중한 2번째 승리를 선사한 것이다.

막강 연세대를 이끌던 포인트 가드였지만 프로에 와서는 쟁쟁한 선배와 후배들에게 밀려 명함도 내밀지 못했던 오성식은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내가 해야만 한다는 느낌'이 왔다.

5개의 슛과 4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킨 것만 봐도 오성식의 `느낌'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말해준다.

오성식은 이상스럽게도 풀리지 않았던 팀 공격이 막힐 때면 과감한 돌파로 득점을 이끌었고 송곳 패스로 팀 후배들에게 확실한 슛 찬스를 만들어줬다.

LG의 김태환 감독도 이런 오성식에게 승부를 맡길 결심을 했고 마침내 승부수를 띄울 기회가 왔다.

김 감독은 경기 종료 32.4초전 SK의 임재현에게 역전슛을 내줘 83-84로 뒤지자 작전 타임을 요청, 조성원을 속임수로 사용하고 오성식에게 일대일 돌파를 지시했다.

오성식은 김 감독의 지시대로 상대 수비가 조성원에게 몰리는 듯 하자 경기 끝나기 12.1초전 과감하게 SK 골대를 향해 몸을 띄웠고 역전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오성식은 "경기 시작전부터 확실한 자신감이 생겼다"며 "팀의 고참답게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기필코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따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청주=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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