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앤화, 엔화속락으로 절하 압력 증대

중앙일보

입력

일본경제가 위기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위앤화 절하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홍콩경제일보는 22일 위앤화의 버팀목을 해온 엔화 가치가 22개월만에 최저치인 달러당 123.9엔으로 폭락한 뒤 위앤화 절하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금융당국이 현재 엔화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으며 (엔화) 속락세가 지속될 경우 정책적으로 인민폐를 절하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으나 아직 절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논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위앤화가 지난 97년 아시아 전반을 강타한 금융위기에서도 (절하되지 않고) 잘 버텼던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 통화 환경이 97년에 비해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일본과 중국이 수출시장을 놓고 직접 경쟁을 벌이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내세워 최근 홍콩 시장에 재부상한 절하설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위앤화 절하시 한국을 비롯한 수출 경쟁국들이 줄줄이 자국통화를 절하할 경우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 최악의 경우 절하 결정 대신 인민폐 변동폭 확대 카드를 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엔화가 달러당 140엔까지 미끄러질 가능성도 있어 위앤화가 조만간 절하 선택의 갈림길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당 엔화가 125-130대일 때는 위앤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130대를 넘어설 경우 대일 수출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위앤화는 지난 98년 8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6엔으로 폭락한 후 지난해 1월 101엔까지 치솟았지만 수출의 지속 성장에 힘입어 달러당 8.28위앤 유지가 가능했었다.

중국은 지난 94년 1월1일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이후 위앤화가 달러당 8.2위앤에 비공식적으로 고정돼 왔으며 내부적으로 상하 0.3%의 변동폭을 용인해 온 것으로 국제 금융계는 추정하고 있다.(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