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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석 바로 앞 ‘기피석’ … 인기 상임위 소속 초선 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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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대성·김형태·김재연·이석기 의원(앞부터)이 9일 오후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국회 본 회의장에 앉아 있다. [뉴시스]

대한민국 국회 권력은 뒷줄에 있다. 19대 국회도 예외가 아니다. 7월 임시국회 첫 번째 본회의가 열린 9일. 국회의원 300명의 본회의 좌석 배치가 드러났다. 149석의 새누리당은 국회 의장석을 바라보는 기준으로 본회의장 좌중간을, 127석의 민주통합당은 오른쪽을 차지했다. 제1당이 중간을, 제2당이 오른쪽을 차지하는 관행을 따랐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장석과 가장 먼 끝자리 에 각 당의 다선 중진과 지도부가 앉았다. 뒷자리는 출입구와 가까워 통행이 편리하고 회의 중간에 자리를 비워도 눈치가 덜 보이는 이른바 ‘로열석’이다.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황우여 대표·이한구 원내대표·이병석 국회부의장과 정몽준·이재오 의원 등이, 민주통합당에선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김한길 최고위원·한명숙 전 대표·정세균 상임고문 등이 뒷줄을 차지했다. 본회의 좌석은 각 당의 원내지도부가 정한다.

 비박연대로 공조를 하던 정몽준·이재오 의원은 이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본회의장 좌석도 나란히 앉았다. 정 의원이 이 의원 쪽으로 몸을 돌려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본 황우여 대표가 맨 먼저 찾아와 인사했고, ‘룰 변경 불가’라는 박근혜계 입장을 ‘사수’한 서병수 사무총장도 정 의원을 찾아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정작 박 전 위원장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다. 박 전 위원장 주변의 자리는 ‘팀워크’를 고려한 듯 앞자리에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 오른쪽 옆자리엔 유기준 최고위원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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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장석 바로 앞은 ‘기피석’으로 꼽힌다. 자연히 초선 의원의 차지다. 몸싸움이 잦았던 18대 국회에서 맨 앞자리에 앉았던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은 “화장실 갈 때도 불편하지만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져서 참 불편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다른 의원의 발길질에다 기물이 날아온 일도 있었다”고도 했었다.

 그래서 ‘기피석’에 대해선 각 당의 지도부가 인기 상임위에 배정된 의원들을 앞자리로 보내 곤 했다.

 이번엔 새누리당에선 윤영석(지경위)·김상훈(지경위)·이상일(문방위)·박창식(문방위)·이헌승(국토위) 의원, 민주당에선 김윤덕·배재정·최민희(이하 문방위) 의원 등이 맨 앞줄에 앉게 됐다. 개원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던 문대성(논문 표절 의혹)·김형태(성추행 의혹·이상 무소속), 김재연·이석기(부정 경선 의혹·이상 통합진보당) 의원은 공교롭게 왼쪽 끝자리 에 줄지어 자리 잡았다. ‘뒷줄급’인 민주당의 대선 주자 문재인 상임고문은 초선 의원인 관계로 오른쪽 중간에 자리 잡았다.

 ◆18명 위원장 선출=국회는 이날 16개 상임위와 윤리·예산결산특위 등 2개 상설 특위 위원장을 선출했다. 278표를 얻은 오제세(민주당) 보건복지위원장이 최다 득표를 했다. 음주운전 여성의 차량에 동승한 논란 등으로 야당이 반대했던 한선교(새누리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181표로 득표 수가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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