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관들 "한국증시 바닥지수 500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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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등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국내 증시의 바닥을 지수 500선 정도로 보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은행주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1일 밝혔다.

조영제 한국투신 사장은 이날 모건스탠리와 살로몬스미스바니, 헤지펀드 등 15개 미국 기관투자가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 기관투자가들은 의외로 한국 증시 전망을 아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들은 일본보다 한국에 대한 투자금액이 더 크다고 말했으며 전세계 이머징마켓 중에서 한국 증시 만큼 저평가된 곳은 없는 만큼 앞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한국 증시의 바닥이 종합주가지수로 500선 정도이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은행주도 유망하며 통신 관련주들 중에서는 통신 서비스보다 통신 장비업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이나 펀드매니저들은 한국의 구조조정이 대체로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특히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만기가 다가오면서 레임덕 현상으로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주식시장 전망과 관련, '당분간 침체국면을 겪게 되겠지만 올 4.4분기에 실물경기가 회복되고 기업의 수익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올 하반기 초반부터는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은 올 하반기 초반 상승 전환 장세에서는 낙폭과대 종목인 기술주들이 반등의 선도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그러나 무차별적인 상승보다는 수익성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한편 조 사장은 '세계 경제는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의 경기침체를 나타내고 있으며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장기침체를 예고하는 L자형 경기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특히 엔화 약세는 한국과 중국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기관들은 일본 엔화 환율이 달러당 130엔까지 하락할 경우 중국 위앤화 평가절하로 연결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면서 '세계경제 침체가 미칠 악영향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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