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0년대後 최악 에너지난 직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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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에이브러햄 미 에너지장관은 19일 미국이 지난 7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에너지난'에 직면했다면서 이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이브러햄 장관은 미 상업회의소 연설에서 캘리포니아주의 정전 사태가 이 지역에 국한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서 에너지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고 미국인의 생활 패턴이 바뀔 수 밖에 없는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천연가스와 전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브러햄 장관은 이날 앞서 NBC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하루 100만배럴 추가 감축키로 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에너지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제사회에서 석유 파동이 발생할 경우 미국에 파급 효과가 오는데 45-60일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전략비축유 방출에는 반대한다면서 '진짜 위기가 발생했을 때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임 행정부가 유가하락 유도를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한데 대해 에이브러햄 장관은 '정유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강행된 것이 문제'라면서 '미국의 정유능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부 관계자는 19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 정유업계 회의 연설에서 미국의 원유 및 가솔린 재고가 예년에 비해 6-7% 낮은 수준이라면서 이 추세로 가면 자동차 운행이 급증하는 올여름 휴가철에 가솔린 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딕 체니 부통령이 주도하는 에너지 특위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하기 위한 에너지 특별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돈 닉클레스 미 상원의원(공화: 오클라호마)은 18일 올해 미국이 포괄적인 에너지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닉클레스 의원은 대책에 ▲알래스카 동물보호지역을 포함한 미국내 석유시추 확대 ▲석탄소비 증가 등이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같은 에너지 대책은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을 받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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