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철도연결 비용과 한국외채 상계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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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 비용과 러시아가 한국에 지고 있는 채무 가운데 일부를 상계시킬 것을 한국측에 제의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서울에서 수신된 러시아 소리 방송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첼코 러시아 철도부 제1차관은 '푸틴 대통령은 반도 종단철도(TKR)를 현대화하고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하는 데 러시아가 수억 달러를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며 '러시아는 종단철도 현대화에 돌리는 양(비용)만큼 이전 소련의 (한국에 대한) 외채에서 덜자는 제의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첼코 차관은 지난 16일 니콜라이 악쇼넨코 철도장관이 북ㆍ러 철도장관 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출발한 날 이처럼 밝혔으나 언제 한국측에 이러한 제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TKR과 TSR 연결에 투자의사를 밝힌 쪽은 '현재까지 러시아 교통성(철도부)밖에 없다'고 러시아측의 적극적인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러시아는 한국이 외채청산과 관련해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타산(전망)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러시아 소리 방송은 전했다.

그는 또 북ㆍ러 철도장관 회담에 대해 '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과 관련한 모든 문제들이 최종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러시아 대표단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철도에 필요한 투자범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 지난 17일 평양에서 개최된 양국 철도장관 회담에서 TSR과 TKR 연결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비용 조달 문제가 깊이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케 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 부산항을 떠난 화물이 수웨즈 운하를 통해 40-45일만에 유럽으로 수송되지만 TSR을 이용하면 13-14일로 수송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연결 계획을 실현하자면 1년이면 충분하다. 정확한 기간은 러시아와 조선(북한), 한국의 철도상(교통장관)들이 3자협상에서 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악쇼넨코 철도장관은 지난 17일 북한 김용삼 철도상과 회담한 뒤 북ㆍ러 양측이 철도연결 사업 실현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으며 악쇼넨코 장관을 수행해 북한을 방문, 현재 북한에 잔류하고 있는 실무팀은 '북한측은 철도연계 사업에 러시아가 투자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당시 이타르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또 8명으로 구성된 러시아 실무팀이 15일 동안 북한에 머무르면서 러시아 하산에서 북한 비무장지대에 이르는 약 1천㎞에 이르는 철도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를 내리게 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정일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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