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돌아온 욕쟁이 아줌마, 페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도티 페퍼

도티 페퍼(47·미국)가 미국 대 유럽의 팀 대항전인 ‘2013 솔하임컵’의 부주장으로 선발됐다. 페퍼는 솔하임컵과 유난히 인연이 깊다. 198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페퍼는 여섯 차례의 솔하임컵에서 13승2무5패(승점 14점)를 기록, 미국 선수 중 세 번째로 높은 승점을 올렸다. ‘군기반장’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그는 솔하임컵에서 성조기 색깔로 머리를 염색하고 코스를 누비며 미국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2004년 은퇴한 페퍼는 2007년 솔하임컵에 방송 해설자로 나섰다가 대형 사고를 쳤다. 첫날 앞섰던 미국 팀이 둘째 날 동점을 허용하자 생중계 도중 미국 팀 선수들을 향해 ‘벌벌 떠는 형편없는 놈들(Choking freaking dogs)’이라는 욕설을 내뱉은 것. 페퍼는 “중계가 광고 방송으로 넘어간 줄 알고 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비난을 피할 수는 없었다. LPGA 투어 통산 17승, 명예의 전당 회원이라는 명성에도 흠집이 갔다.

 페퍼의 복귀는 2013년 솔하임컵 주장을 맡은 맥 말론(49·미국)의 호출로 성사됐다. 말론은 “페퍼는 장차 주장이 될 자질이 충분한 선수”라며 “내년 대회에서 미국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대체로 호의적이다. 2007년 솔하임컵의 미국 팀 일원이었던 크리스티 커(35)는 “모든 걸 용서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