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MBC '개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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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 (MBC 밤12시20분)

임권택 감독의 작품으로 동학의 2대 교주였던 해월 최시형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TV를 통한 '논어' 강의로 동양학 붐을 일으키고 있는 도올 김용옥씨가 시나리오를 썼다.

당시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상 가장 오랜 기간 촬영하고 엑스트라를 1만명 이상 동원하는 등 갖가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군사정권에 의해 농민반란적 성격이 짙은 사건으로 인식됐던 갑오농민전쟁을 인본주의적 시각에서 재조명한 점이 특징이다.

1991년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덕화), 청룡상 감독상, 춘사영화제 남우주연상 등을 휩쓴 이 영화는 당시 한국 시대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1864년 대구 감영에서 동학의 1대 교주인 수운 최재우가 혹세무민한 죄로 처형당한다. 그 여파가 2대 교주 해월에게 미치자 그는 관의 추격을 피해 산속을 돌아다닌다.

해월과 그의 가족은 죽변의 한적한 바닷가에 은둔하지만 관의 탄압이 거세지자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최시형은 홀로 태백산 적조암으로 숨어든다. 세상은 온통 민란으로 어수선하고 삼정이 문란하여 백성들은 끼니를 거르기 일쑤인 마당에 부인과 네 딸은 관에 붙잡혀 조리돌림을 당한다.

연기에 한창 물이 올랐던 이덕화가 최시형 역을 맡았다. 그는 다음번 대종상에서도 '살어리랏다' 로 남우주연상을 받아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덕화 외에 이혜영.김명곤이 출연,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극중 동학교도들이 부르는 '집단요' 가 인상적이다.

클루트 (KBS1TV 밤 11시20분)

'펠리칸 브리프' (93년) '소피의 선택' (82년)등을 연출한 알란 파큘라 감독은 아름다운 영상을 만드는데 탁월한 솜씨를 보인다. 또 배우들의 능력을 잘 이끌어내기로 소문나 있다. '클루트' 는 성을 매개로 인간의 고독과 단절을 이야기하는 작품. 제인 폰다가 이 영화로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회사의 중견 간부인 그룬만이 갑자기 실종되자 친구이자 사립탐정인 클루드(도널드 서덜랜드)는 그를 찾아 나선다. 톰이 남긴 유일한 증거인 음란편지를 추적하다 미모의 콜걸이자 배우 지망생인 데니얼(제인 폰다)을 만난다.

스릴러로는 구성이 다소 느슨하지만 화면 구성과 여주인공의 심리 변화는 눈여겨 볼 만하다.

71년작. 원제 : Klute. ★★★★

멋진 인생 (EBS 오후 2시)

장 폴 라프노 감독의 데뷔작. '지붕 위의 기병' 과 '시라노' 를 연출한 그는 줄곧 코미디와 소극을 만들었다.

프랑스 국민배우 카트린느 드뇌브가 주연한 이 영화는 프랑스 노르망디의 해안가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통해 웃음과 해학을 던진다. 60년대 프랑스 코미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수작.

2차 대전이 끝날 무렵, 독일군은 노르망디의 한 마을을 점령한다. 지루한 일상에 젖어있는 마리(카트린느 드뇌브)는 이런 상황에 마음이 들뜬다.

나치 점령군에 대한 남편의 무관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마리는 그만 레지스탕스 운동의 지도자 줄리앵(헨리 가르신)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줄리앵은 본연의 임무를 잊고 젊은 마리에게 사랑을 호소하는데만 온갖 정신을 쏟는다.

원제 : La Vie de Chateau. 65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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