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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영화] EBS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

중앙일보

입력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 (EBS 밤 9시)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강도들의 행각을 그린 폭소극.

영국의 유명 희극집단인 '몬티 파이손' 의 베테랑 멤버 존 클리즈가 각본.주연을 맡았다. 1980년대 작품이므로 지금 보면면 '썰렁하다' 고 느낄 수도 있지만, 쉴새없이 이어지는 재치있는 대화의 리듬을 탄다면 코미디의 진미을 맛볼 수 있는 영화다.

뤽 베송의 택시 (MBC 밤 11시10분)

'그랑 블루' '니키타' '레옹' 의 명감독 뤽 베송이 각본을 쓰고 제작한 영화. 저예산에 스타 한 명 기용하지 않았는데도 프랑스에서 관객 6백만명을 동원했다.

피자를 배달하는 일을 하다 택시 운전으로 직업을 바꾼 다니엘은 스피드광이다. 시속 2백20㎞로 시내를 종횡무진 누비던 그의 차에 경찰 에밀리앙이 타면서 질주극이 시작된다.

에밀리앙은 유능하긴 하지만 운전을 할 줄 몰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신세. 다니엘의 면허를 취소하지 않는 대신 그를 운전기사로 삼아 독일 은행강도단을 뒤쫓기 시작한다. 벤츠와 푸조의 아찔한 대결 장면이 볼 만하다.

감독 제라르 피레는 자동차 광고만 20여편을 찍은 CF감독 출신으로 감각적이고 현란한 영상을 선보인다.

원제 Taxi.1998년작.

X파일 (KBS2 밤 10시40분)

'The truth is out there' (진실은 저편에 있다)라는 말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X파일' 의 열렬한 지지자임에 틀림없다.
국내에 'X파일' 붐을 일으켰던 미 폭스TV의 시리즈물을 극장용으로 만들었다. TV물을 제작한 크리스 카터가 각본.제작을 맡았다. 멀더(데이비드 듀코브니)와 스컬리(질리언 앤더슨)도 그대로다.

선사시대 동굴에서 한 소년과 소방대원 네 명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외계인이 바이러스로 변해 이들을 숙주로 삼은 것. 한편 댈러스의 연방정부 청사 옆 건물이 폭파되는데,FBI의 폭탄전문가 미쇼드 반장은 다른 사람들을 내보내고 건물 안에서 죽는다.

멀더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을 은폐하기 위해 정부가 폭발 사고를 일으켰다는 의혹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 각본이 탄탄하며 출연진의 연기가 발군이다. 제이미리 커티스가 연기하는 완다를 보면 그녀가 '트루 라이즈'(94년)에서 보여준 능청스러운 스트립춤 연기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오토 역의 케빈 클라인은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안쓰러울 정도로 완다에게 속아 넘어가는 아치 역의 존 클리즈는 영국 아카데미상(BAFTA)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완다와 그녀의 애인 오토는 훔친 다이아몬드를 독차지하기 위해 동료 조지를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조지가 다이아몬드를 비밀의 장소에 감춰버린 후다. 완다는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조지의 변호사 아치 리치에게 접근, 그를 유혹하는데….

영화 구석구석에 웃음을 예고하는 몇가지 장치를 깔아놓았다.
가령 오토는 '멍청하다' 는 말만 들으면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이성을 잃으며, 완다는 외국어만 들으면 오르가슴을 느낀다.

크라이튼 감독은 이런 황당한 장치들을 적절하게 사용해가며 관객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1988년작. 원제 A Fish Called Wanda.★★★★☆
(출처 : '믹 마틴과 마샤 포터의 비디오 무비 가이드'. 만점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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