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반등” 59% … “연말까지 횡보” 4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이달 2분기 실적이 확인되면 반등을 시도할 것이다.”(하나대투증권 김정욱 연구위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는 횡보 장세가 전망된다.”(CLSA증권 정용호 상무)

 하반기 증시 향배를 놓고 한국 최고 애널리스트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본지가 최근 ‘2012년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 수상자 3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그만큼 한국 증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빠져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향후 주가 전망을 묻는 질문에 수상자의 59%는 3분기 내에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점쳤다. 세계 경제가 점차 안정을 찾고 있는 데다 그간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는 게 그 근거다. 교보증권 손영주 수석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의 파장으로 가파른 상승은 힘들겠지만 저평가 종목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말까지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답변도 41%나 됐다. 아직까지는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는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한국투자증권 양정훈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과 유럽 재정정책의 마찰 요인이 제거되기 전까지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개별 기업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향후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로 유럽 재정위기를 꼽았다. 미국·중국의 경기와 정책방향도 주요 변수로 꼽았으며, 원화 환율 추이와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를 지켜봐야 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한화증권 나태열 연구위원은 “수출 의존도가 큰 만큼 국내 증시는 선진국의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내수 진작을 위한 차기 정권의 의지도 대통령 선거를 치를 올해의 주요 변수”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톱픽(최우선 유망주)’은 SK이노베이션(정유·화학)과 LG패션(유통·패션)이었다. LG패션은 높아진 브랜드 가치와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국내 패션산업이 상위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하반기 소비회복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LG패션의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수요 개선에 따른 수익성 회복이 기대됐다. 교보증권 손 연구원은 “유가 안정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으로 하반기 반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NHN(엔터테인먼트)·두산(대기업)·현대중공업(기계·조선)·POSCO(소재)·LG유플러스(통신·서비스) 등도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선호하는 톱픽이었다.

 한편 이번 수상자는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기까지 많은 시간과 체력을 할애했다. 이들은 평균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9시30분에 퇴근했다. 하루 평균 14시간30분을 회사에서 보낸 셈이다. 지난해 작성한 분석 보고서는 평균 70건으로 5일에 한 번꼴로 보고서를 내놓았다. 수상자 중 최고령은 한국투자증권 서성문(49) 연구위원으로 애널리스트 근무 경력이 22년이나 됐다. 최연소는 LIG투자증권 정대호(28) 연구원이었다.

 LIG투자증권 정 연구원은 “애널리스트를 시작한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그간 실적 업데이트, 뉴스·트렌드 파악, 주요 기업 현장 탐방 등을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며 “이런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이 수상을 하게 된 비결”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