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제한 하듯 새 차 구매제한 … 중 광저우도 ‘자동차 사회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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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광둥성 광저우 시내의 도로 모습. 광저우시가 교통혼잡과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동차 등록 규제방안을 발표했다. [중앙포토]

중국 광둥(廣東)성의 광저우(廣州)시가 교통 문제 등을 이유로 7월 한 달 동안 자동차 등록을 받지 않기로 했다. 또 8월부터는 매월 1만 대 이하로 자동차 등록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같은 조치는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구이양(貴陽)시에 이어 네 번째로 중국 내에서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일각에서 중국식 ‘자동차 사회주의’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2일 중국 방송사 인터넷 사이트인 광보왕(廣播網)에 따르면 광저우 시는 사전 예고 없이 지난달 30일 밤 “갈수록 악화되는 시의 교통 혼잡과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월 1만 대, 연 12만 대를 초과하지 않도록 자동차 등록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7월 1일 이전에 자동차 구매계약을 한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직후 광저우 시내 차량 대리점에는 새 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퇴근했던 대리점 직원들이 모두 호출됐고 최소한 200여 개가 넘는 대리점에서 새벽 3시까지 고객들의 신차 구매 주문을 받았다. 광저우 인구는 1600만 명, 자동차 등록대수는 240만 대다. 이 중 중·소형차가 167만 대로 5년 전에 비해 2.5배가 늘어 출퇴근 시 시내 교통이 거의 마비 직전이라는 게 시 당국의 설명이다.

 베이징의 경우 지난해부터 매월 등록차량을 2만 대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 중 1만7000대가 개인용 차량이다. 베이징 인구는 2000여만 명에 6월 현재 차량등록대수는 502만 대다. 인구 2300만 명에 등록차량 250만 대인 상하이는 매월 8000~9500대로 차량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 차량번호는 개당 6만 위안(약 108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구이양은 인구 439만 명에 등록차량은 63만 대에 불과하지만 매월 차량등록을 신축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전체 등록차량은 1억 대가 넘었다. 광보왕은 “시 정부가 대중교통 수단을 늘리거나 시내 교통시스템을 효율화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차량을 구매하려는 개인의 자유까지 제한하는 특이한 ‘자동차 사회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는 인민들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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