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황] 뉴욕발 태풍에 국내시장도 휘청

중앙일보

입력

뉴욕증시의 '블랙 먼데이' 암운이 한국증시로 이어졌다.

13일 주식시장은 나스닥지수가 2년3개월만에 2,000선이 붕괴되는 등 미국시장의 폭락여파로 출발부터 수직낙하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 550선 아래로 주저앉은 데 이어 530선 마저 힘없이 무너져 내렸으며 코스닥지수도 지난 1월11일 이후 처음으로 70선 밑으로 되밀렸다.

시장이 지지대를 상실하자 투신권의 장세개입이 이뤄졌으나 미증시 약세와 엔화 환율불안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미증시와 국내증시의 동조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나스닥지수가 바닥을 확인하기 전까지 방어적인 관점에서 매매를 제한할 것을 주문했다.

SK증권 장근준 연구원은 "실적관련 우려감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나스닥시장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술적 반등에 대한 섣부른 예단은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 거래소시장= 장중 하락갭을 메우기 위한 시도가 나타났지만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7.08포인트 떨어진 527.97로 마감, 사흘연속 급락장이 연출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군에는 삼성중공업, S-Oil 등만이 상승세를 유지했을 뿐,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으며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장중 각각 18만원선과 20만원선이 깨지기도 했다.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1백14개에 불과한 반면 내린 종목은 7백31개에 달해, 하락종목수가 연중 최다수준을 기록했다.

전업종이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유동성 장세가 무산된 데에 대한 실망감으로 증권, 건설 등 대중주들이 몰매를 맞았다. 특히 증권주들은 신흥증권이 전일과 같은값에서 거래가 마감됐을 뿐 그외 종목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업종지수 하락률이 10%를 넘어섰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기술적반등을 예상한 대량 순매수를 나타낸 것과 달리 현물 시장에서는 매도공세의 고삐를 놓지않았다. 이날 외국인들은 올해들어 가장 큰 규모의 순매도 물량을 내놓으며 1천5백13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기관은 투신 8백57억원을 비롯 8백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개인도 저가매수세를 유입시키며 2백9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 코스닥시장= 전세계 증시의 기술주 폭락여파가 코스닥시장에도 여과없이 몰아쳤다. 코스닥지수는 종합주가지수보다 상대적으로 깊은 하락률을 보이며 전일보다 3.76포인트(5.19%)
떨어진 68.57을 기록했다.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투신권의 저점매수세가 유입됐으나 외국인의 매도공세에서 70선 지탱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다.

업종, 테마 구분없이 무차별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하락한 종목이 5백32개로 상승한 종목 56개를 10배 가까이 압도해 시장의 체감온도는 훨씬 냉랭했다.

장중 반등시도를 보였던 새롬기술 다음 등 인터넷주와 퓨처시스템, 싸이버텍 등 보안주도 장중 힘겨운 반등 시도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82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20억원과 54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Joins 김용석기자 <cafukim@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