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비디오] 자카르타

중앙일보

입력


출시일 : 2001/03/09
출시사 : 크림
장르 : 액션·코미디
감독 : 정초신
주연 : 김상중, 임창정, 윤다훈, 진희경
러닝타임 : 92분
등급 : 15세
제작년도 : 2000
제작국가 : 한국

세 팀의 은행강도가 동시에 같은 은행을 노린다. 블루, 레드, 화이트로 구성된 3인조 혼성 강도단, 오광 투금의 부사장이자 자신의 정부와 함께 회사 금고를 털 계획을 세운 사현, 친형제지만 전혀 안 닮은 콤비 해룡과 두산. 세 팀은 모두 은행이 문을 여는 오전 9시를 노리고 있다. 밤새 은행을 지키던 세콤(SECOM)이 그때 꺼지기 때문.

블루, 레드, 화이트는 이번 오광 투자 금융건으로 급조된 팀이다. 지하 맨홀을 통해 금고까지 들어간다는 나름대로 치밀한 계획 아래 신속하게 작업에 돌입한 세 사람. 길고 긴 착굴 작업 끝에 금고 바닥을 뚫는데 성공한다. 돈가방에 정신없이 돈다발을 집어넣던 블루는 그러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에 직면한다.

다른 한 팀인 사현과 은아 2인조. 사현은 오광 투자 금융의 부사장이며 은아는 그의 정부이다. 사현은 방탕한 생활로 떠안게 된 20억 사채를 갚기 위해 자신의 은행을 털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정신 나간 2인조 역시 성공 직전에 각본에도 없는 변수와 맞닥뜨린다.

마지막 해룡·두산 형제. 무표정하게 말수가 적은 해룡과 다혈질에 성미 급한 동생 두산이 세운 계획은 경찰로 위장해서 금고를 터는 것. 이미 경찰복과 권총까지 모든 준비는 끝났다.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행동개시에 들어간 세 팀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맞부닥치면서 아무도 예상 하지 못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포인트: 〈펄프 픽션〉이 놀라웠던 것은 그 독특한 구성에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가 찬사를 받았던 것은 마지막의 짜릿한 반전 때문이었다. 〈자카르타〉는 두 작품의 장점만을 취합한 퓨전 성격을 띤다. 영화는 끝까지 아무 것도 설명해주지 않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샴페인처럼 모든 진실을 뿜어낸다.

장르를 섞는 과정에서 종반부에 불순물이 약간 끼어 들어가긴 했지만 큰 흠은 아니다.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과 마지막까지 뚜껑을 열지 않는 반전의 묘미가 오감을 두루 즐겁게 한다. 임창정, 윤다훈, 김상중, 진희경 등 개성있는 배우들의 캐릭터열전도 충분한 볼거리.

젊은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으면서 전국 80만 관객동원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번이 입봉작인 정초신 감독은 신인치고는 안정된 연출력을 보여주면서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서 호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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