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신세기, 반격의 1승 '멍군이요'

중앙일보

입력

신세기가 12일 부천에서 벌어진 SBS와의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라운드(3전2선승제) 2차전에서 1백6-89로 승리했다. 1승1패로 균형을 맞춘 두팀은 오는 14일 잠실에서 4강 티켓이 걸린 마지막 한판을 남겨 놓았다.

가벼운 포옹으로 시작된 경기. 그러나 경기 시작 1분도 되기 전에 신세기 정재헌이 거친 파울로 ‘선전포고’를 했다. 양팀 선수들의 표정에서는 이글이글 적개심이 불타올랐다. 신세기 조동현(13득점)은 “만약 오늘 패하면 바다에 빠져 죽겠다”며 이를 악물고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신세기에서 2개의 플래그런트 파울(거칠고 고의적인 파울)을 기록했고 SBS는 은희석의 테크니컬 파울로 응수했다. 신세기의 파울은 SBS 주포 데니스 에드워즈(46득점)에게, SBS의 파울은 신세기 주포 캔드릭 브룩스(39득점)에 집중됐다.

두팀 사령탑도 각오를 하고 나왔다. 신세기는 전수훈·정재헌, SBS는 위성우·김도명·김성환 등 파울 전문 선수(?)를 투입해 코트를 영화 ‘반칙왕’ 촬영을 위한 세트장으로 둔갑시켰다.

다른 팀에 비해 멤버가 약해 소모전을 즐겨 펼쳐온 신세기가 이런 접근전에는 좀더 익숙했다. SBS는 리온 데릭스(16득점)와 에드워즈까지 신경전에 말려들어 유리했던 흐름을 그르쳤고 신세기의 주력 멤버는 냉정을 유지했다. 센터 데릭스가 3쿼터 5분만에 4파울을 기록하는 장면에서 SBS는 치명타를 입었다.

파울을 의식한 데릭스의 수비가 약화되자 신세기 센터 요나 에노사(23득점·13리바운드)의 득점이 늘었다. SBS는 데릭스 대신 에드워즈에게 에노사를 막게 했지만 에노사의 골밑 공격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았다. 설상가상으로 SBS 국내 선수들의 파울과 실책이 늘었다.

신세기는 후반들어 베스트 5를 총투입, 사력을 다해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조동현의 돌파가 빛을 발하고 우지원의 3점포가 이어졌다.전반을 46-51로 뒤진 신세기가 후반 초반의 시소를 거쳐 3쿼터를 72-68로 끝내면서 경기의 흐름은 신세기쪽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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