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부동산 ‘집들이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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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꿈에 부푼 도시’. 세종시 첫마을의 한 공인중개업소 최모 사장은 우리 나라의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1일 공식 출범한 세종시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10년간 꽃망울로만 존재했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꽃을 활짝 피울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세종시에는 연말부터 9부2처2청 등 36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국책기관 1만여 명의 공무원이 단계적으로 입주한다. 명실공히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거듭나는 것이다.

2002년 대선 때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제안으로 행정수도 건설이 시작된 지 딱 10년 만이다. 그동안 정치 논리에 휘말려 오르락내리락 영욕의 시간을 보낸 부동산 시장도 충청권의 ‘중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서울 등 타지 뭉칫돈 몰려와

실제 세종시 공식 출범을 계기로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서울 등 외지인의 투자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최 사장은 “경기 침체 탓에 기대만큼 투자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 결과 세종시(출범 이전 충남 연기군) 아파트 값은 올 들어 평균 1.6%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값이 평균 0.5%, 서울 아파트 값이 평균 1.4% 내린 것과는 정반대다.

▲ 연말부터 정부 기관이 입주할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공사 현장.

지난해 말 입주한 첫마을 1단계 아파트와 지난달 29일 입주를 시작한 2단계 아파트에는 분양가에 주택형별로 3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세종시 첫마을의 세종명가공인 김연경 사장은 “대전·청주 등 인근 지역과 서울 등지에서도 집을 보러 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활기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11일 청약 접수를 받은 오피스텔은 최고 3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중흥건설이 3월 분양한 세종시 중흥 S-클래스 센텀파크 1차 아파트는 청약 1순위에서 평균 13대 1, 최고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단지 내 상가 108개 점포에는 325억원에 이르는 뭉칫돈이 유입됐다.

주변 청주·대전까지 들썩


원룸 등의 임대료도 치솟고 있다.  세종시 일대 원룸은 임대료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두 배 정도 올랐다. 세종시 주변 지역도 기대감에 들떠 있다.

세종시 조치원읍 신흥대우푸르지오 전용면적 84㎡형은 올해 초보다 3000만원 이상 뛰어 1억8000만원 정도에 매물이 나온다. 조치원읍 다복공인 이윤호 사장은 “조치원은 세종시 입구에 위치한 데다 세종시보다 기반·편의시설이 좋아 특히 임대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대전·청주 등 인근 도시도 세종시 기대감에 아파트 값이 상승세다. 당분간 충청권 부동산 시장은 세종시가 이끌 것 같다. 전문가들은 “세종시는 중·장기적으로 제2의 수도이자 대전과 충남·북을 아우르는 거점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명가공인 김 사장은 “정부 기관의 입주가 본격화하는 연말께 아파트 값 등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도 세종시에서의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연내 아파트 4500여 가구를 추가 분양한다. LH는 일반인이 살 수 있는 단독주택용지 등을 분양 중이다.

또 세종시 인근인 장기면 금암리에는 금강의아침 등 전원주택단지가 분양 중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 불안한 만큼 시세차익보다는 실수요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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