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작년보다 못하지만 안정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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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에 비해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나 2분기부터는 경제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유럽 경제조사기관 컨소시엄의 전망을 인용해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2.8%는 될 것" 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유로권 성장률은 지난해 3.4%(EU통계청 발표)였다. 유럽 역시 최근 성장세가 낮아지고 있으나 몇년전 이 지역 성장률이 2%를 밑돌던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편이다.

경제조사기관 컨소시엄이 발표하는 유로권 경제지수에 따르면 유럽경제가 지난해 1분기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둔화해 왔으나 지금은 바닥을 다지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복병도 있다. 낙관적 경기전망에 대해 미국의 경기 침체 여파를 간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은 지난 1월 제조업 주문이 전달에 비해 3.9% 감소하는 등 경기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3% 성장을 보였으나 이는 유로권 12개국 가운데 이탈리아를 제외하고는 최하위 성적이다.

ECB는 3월 경기동향 보고서를 통해 "유로 경제는 미국 등 다른 경제권보다는 내부 요인에 주로 영향을 받고 있다" 며 "높은 가동률.지속적 고용개선.실업률 하락이 안정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고 밝혔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 보도한 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영국 2.5%, 프랑스 2.6%, 독일 2.4% 등으로 일본의 1.1%나 미국의 1.6% 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유로권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6%, 올 1월 2.4%로 ECB의 목표치(2.0%)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

ECB는 이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중기 물가전망이 안정적" 이라며 "총통화 증가율이 지난해 12월 5.2%에서 올 1월 4.7%로 감소했다" 고 설명했다. 장기 경기전망을 낙관하는 ECB는 물가상승을 우려, 여전히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홍수현 기자shi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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