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나스닥 따라 일희일비할듯

중앙일보

입력

미국 증시를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살얼음판 장세' 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이 종합지수 550, 코스닥지수 70선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시장의 반등과 이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덕분이었다. 이번 주에도 투자자들은 미국시장 움직임에 일희일비해야 할 것 같다.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지수는 5.4%나 다시 폭락해 2, 052까지 밀렸다. 1998년 12월 이후 2년3개월만의 최저치다. 과연 2, 000선을 지킬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방어에 성공한다면 종합지수도 550선을 지탱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2, 000선이 무너지면 우리 시장도 새로운 방어진지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는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놓은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를 보면 소비지출이 다소 회복됐고 고용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악재로 받아들였다. FRB가 금리인하에 소극적으로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주에도 미국은 소매판매(13일)와 산업생산(16일) 등 굵직한 경제지표들을 발표한다.

증시는 이들 지표가 오는 20일로 예정된 FRB의 금리조정 회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춤을 출 전망이다. FRB는 금리를 0.5%포인트 내릴 태세지만 시장은 0.75%포인트 정도를 바라는 눈치다.

이렇다할 국내 변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동아건설에 청산 결정이 내려지고 현대그룹의 자금문제가 불거졌지만 새삼스러울 게 없다.

종합지수 550선에서 연기금이 방어선을 치고 있고, 고객예탁금은 8조원선을 근근이 유지하고 있다. 채권금리는 한차례 요동친 뒤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모습이다.

미국발 외풍 때문에 잠자리를 설치느니 아예 당분간 쉬겠다는 투자자세는 어떨까.

투자에 나선다면 기술적 반등을 겨냥한 단기 낙폭 과다주나 실적호전 저평가 종목에 한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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