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관행이 개혁 걸림돌!

중앙일보

입력

"점진적 죽음의 증상은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증상은 마침내 죽음을 부르고 만다. 저자의 말대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삶의 정글' 속에서 개인과 기업의 죽음은 구조조정에 의한 불가피한 퇴출일 수도 있다.

기업교육 전문가인 저자 김찬배씨의 우리 사회 고질병을 보는 시각은 냉정하다.죽음의 증상은 자신의 일상적 잘못된 습관을 반성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상시적이 될 수도 있는 구조조정에 대한 대비책으로 "매년 연말에 자신의 이력서를 써보라."고 권한다. 만약 이력서의 내용이 작년과 별 차이가 없다면 오히려 몸값이 줄어 든 것이다.

저자는 몸값을 올리기위한 해답은 자기계발을 통한 변화 밖에 없다고 잘라 말한다.변화를 가로막는 것은 일상의 관행이다. 그런데 저자가 기업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열거해 놓은 우리 사회의 관행을 보면 사소할 수도 있지만 무척 그 뿌리가 깊은 고질병이다.

끝장을 보고 마는 음주 퇴폐문화, 연줄로 뭉치고 공짜 좋아하며, 회사 물건은 내것으로 착각하고, 접대비는 개인 용돈이다.

업무의 경중은 파악않고 긴급성 일 중독증에 빠지기 일쑤고,문서·브리핑 좋아하며 회의하다 볼 일 다본다 .고객만족 경영을 한다면서 엉덩이는 고객 쪽 얼굴은 상사 쪽에 맞춰있다.

개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몸값을 키울 생각은 않고 원망과 핑계만 앞세운다. 자기계발도 안하면서 가정이나 건강마저 포기하기도 한다. 저자는 가정과 일의 균형을 유지하는 성공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변화를 주도하려는 사람을 보면 도마에 올려 비아냥거림에 선뜻 관행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 얼마나 하나 보자, 전에 안 해본줄 아나, 별 수 있겠어, 너나 잘해, 또 바뀔텐데 뭘, 중간만 가면 돼 등등. 뒷다리 잡기, 복지부동, 물귀신 작전, 냉소주의, 책임전가의 고질병은 개인과 기업과 사회가 함께 변화해야 고쳐질 것으로 보인다.
(김찬배 지음/ 시대의창/ 9천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