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XP 판매 적기는 바로 지금 "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 차기 버전을 곧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 XP 프리뷰 프로그램을 런칭하는 며칠 동안 MS는 제조 단계의 최종 골드 코드를 발표했다. 과거에는 최종 베타 또는 프리뷰 버전과 제품의 골드 릴리즈 간의 시간 간격이 길면 2개월까지 났었다.

MS의 재빠른 움직임은 대기업 고객들이 오는 4월 중순쯤 오피스 XP를 얻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일부 컴퓨터 메이커들은 빠르면 5월 1일부터 새로운 PC에 오피스 XP를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의 공식 런칭은 6월 중순에야 이뤄질 것이다. ''experience''를 의미하는 XP라는 명칭은 MS가 지난 달 발표한 새로운 제품 명명 전략의 일환이다.

애널리스트들은 MS가 이렇게 서두르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60%나 되는 오피스 사용자들이 5년 전에 발표된 버전에 의존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오피스는 MS의 확실한 수입원으로써 총수입의 46%, 정기 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오피스는 워드프로세싱, 스프레드시트, e-메일같은 필수적인 업무 기능을 결합시키는 ''생산성 스위트''다.

줄어든 기술 관련 소비

기업의 기술 관련 소비가 기대보다 부진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다 PC 판매도 두 자리수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MS는 오피스 부문의 수입을 빠르게 증가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하고 있다.

메릴린치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밀루노비치는 지난 5일에 발표된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기술관련 소비가 5~6%만 증가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전에는 애널리스트들이 증가율을 약 15%로 내다봤었다.

가트너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르토크는 이런 상황이 "MS측에 오피스 XP를 빨리 적절하게 내놓도록 하는 많은 자극을 주고 있다. 그들의 수익에 오피스보다 더 중요한 제품은 없다"고 밝혔다.

오피스 XP 제품 리드 매니저인 톰 베일리는 MS가 새로운 버전에 대해 굉장히 신경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번 오피스 릴리즈가 회사 내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2000년도 오피스 판매

지난 해 오피스 판매량은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지난해 2분기 동안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의 수익은 25억 3천만 달러에서 24억 9천만 달러로 하락하는 등 매년 2%정도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오피스 업그레이드는 지난해 4분기 PC 판매 위기가 오기 이전부터 이미 윈도우 2000 판매 부진으로 인해 큰 곤란을 겪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새로 구입한 PC의 오피스나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는 연기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린디 레스퍼런스는 "PC 시장이 침체되고 있고, 사람들은 새로운 하드웨어 버전으로 운영체제와 오피스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수입원이 부진해진다는 것은 MS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MS의 가장 큰 고민은 고객들을 구버전에서 오피스 2000으로 전환시키는 것이었다. 르토크는 "그런 전환은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피스 97에서 오피스 2000으로 전환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가트너는 오피스 사용자의 50% 이상이 오피스 97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그레이드 건너뛰기

베일리는 오피스 97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50∼60% 사이라는데 동의하면서 이런 데이터는 5~10%의 사용자들이 여전히 오피스 95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호황에서도 업그레이드를 가로막았던 하나의 요인은 비용 문제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MS는 오피스 95 또는 97 버전에 의존하고 있는 사용자들을 1억~1억 2천만 명이나 확보하고 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오피스 XP의 잠재 사용자들이 되는 셈이다.

가트너의 추산에 따르면, 오피스 버전을 바꾸는데 드는 비용은 기업이 자체 인프라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따라 데스크톱 당 400~800달러가 든다고 한다.

MS의 최대 관심사는 대량 라이선스를 구매하는 기업 고객들에게 오피스 XP를 공급하는 것이다. 베일리는 이런 고객들이 늦어도 4월 하순까지는 오피스 XP CD를 받게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르토크는 그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기업들은 보통 실제 업그레이드를 수행할 준비를 갖추기 전이라도 업그레이드를 활용하고 새로운 라이선스를 구매할 것이다." 그것은 MS가 오피스 판매를 통해 지금 당장이라도 은행에 넣을 수 있는 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르토크는 "MS는 새로운 버전을 내놓을 때마다, 분명히 업그레이드에서 이익을 얻는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오피스 릴리즈를 내놓고 나면 그들은 수년 동안 향상된 수입원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MS는 좋은 타이밍도 활용하고 싶어한다. 오피스 업그레이드는 새로운 버전을 내놓기까지 18~24개월 주기를 따르지만,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3년마다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한다.

Y2K 기술 문제에 대비하는 기업들이 일차적으로 1998년에 PC를 구매했으며, 그들 중 많은 기업들이 올해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이 오피스 97도 바꿀 것이다.

오피스 XP를 필수품으로 만들라

르토크는 새로운 버전이 오피스 2000 사용자들을 위해 ''갖춰도 좋은 제품''이긴 하지만, ''반드시 갖춰야할 제품''은 아니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오피스 97을 쓰고 있는 사용자라면, 오피스 XP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MS는 오피스 95 또는 97 버전에 의존하고 있는 사용자들을 1억~1억 2천만 명이나 확보하고 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오피스 XP의 잠재 사용자들이 되는 셈이다.

MS의 민첩한 행동은 오피스 XP가 설치돼있는 새로운 PC를 구입하려하는 사람들보다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는 대기업들에게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 같다.

익명을 요구한 두 군데 PC 메이커들은 이르면 5월 1일부터, 늦어도 5월 중순부터는 새로운 기업 시스템에 오피스 XP를 공급하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PC 메이커는 7~8월이나 돼야 오피스 XP가 소비자 시스템에 등장할 것 같다고 밝혔다.

너무 서두른다?
지난 2일 MS 회장인 빌게이츠와 CEO인 스티브 발머는 제조에 들어가는 최종 오피스 XP 코드에 서명했다. MS는 아직 공식적인 런칭 날짜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5월말에서 6월 중순 사이에 런칭이 이뤄질 것 같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MS가 오피스 XP를 지나치게 서둘러 내놓는다고 경고한다. MS는 일반적으로 좀더 광범위한 베타 프로세스를 거친다. 레스퍼런스는 "광범위한 실험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의문스러운 것은 이미 충분한 실험을 거쳤는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르토크는 MS가 나중에 서비스 릴리즈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매우 중요한 판매를 위해 타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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