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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통신비 군살 빼러‘알뜰폰’으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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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거품을 빼주는 ‘알뜰폰’ 가입자가 늘고있다. 알뜰폰은 기존통신망을 빌려쓰기 때문에 통화품질도 큰 변화가 없다. [중앙포토]

우리나라 국민 90%이상이 현재 통신비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2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통신요금 부담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95.24%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월평균 방송통신비(유선방송료, 이동통신비 포함)는 월 10만원 이상인 가정이 54.76%고 7~10만원은 26.19%, 5~7만원은 11.9%, 3~5만원은 5.56%, 3만원 미만은 1.59%로 집계됐다.

 이처럼 통신비는 가계지출에서 큰 부담이고 특히 20~30대는 용돈의 상당부분이 통신비로 나가 카카오톡 등 통신비절약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알뜰폰’으로 이름붙여진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의 부상이 눈에 띈다. MVNO는 이동통신망이 없는 기업들이 SK텔레콤이나 KT 등 기존 통신사의 망을 싼값에 빌려 제공하는 통신서비스다. 통신사처럼 네트워크 설비투자나 마케팅에 큰돈을 쏟아 붓지 않기 때문에 요금이 저렴하다. SKT의 요금제를 기준으로 표준요금제(한국케이블텔레콤, 온세텔레콤)의 경우 기본료가 50% 낮아지고 스마트폰 요금제(CJ헬로비전, 음성 150분, 데이터 100MB 기준)의 경우 41%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MVNO 선불 요금제는 기본료가 없다. 후불 요금제도 이동통신사 기본료와 비교할 때 최대 50% 싸다. 일반폰으로 가입하면 월 5000~6000원 수준이면 된다.

기존 통신망을 빌려 이용하기 때문에 통화 품질도 차이가 없고 있다. 또 기존 이동통신 가입자가 알뜰폰으로 갈아타더라도 기존번호를 유지할 수 있고 유심만 바꿔끼면 기존전화를 그대로 쓸 수 있다.

MVNO에 가입해 통신요금을 줄이는 알뜰족이 늘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입 된 MVNO는 1월 말 42만7900명 수준이었던 MVNO 가입자는 3개월 만에 30만명 가까이 늘어 지난 4월 말 72만2600명으로 늘었다.

 ◆어떤상품 얼마나 싼가=CJ헬로모바일은 유심 요금제를 17, 30, 40 등 총 3가지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는 기존 이통사의 34, 44, 54 요금제와 비교해 좀 더 많은 음성 통화량과 메시지 건수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가격도 30~50% 정도 저렴하다. CJ헬로모바일이 ‘반값 요금제’라고 홍보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유심 요금제 때문이다. CJ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이 최근 출시한 ‘뚜레주르33’은 월 3만3000원에 음성 150분, 문자 250건, 데이터 100MB를 제공하고 뚜레주르 20만원 상품 교환권을 준다. 최근에 시행한 온세텔레콤 MVNO 서비스의 스마트폰 요금제는 ‘스마트 실속 17(기본료 월 1만7000원)’과 ‘스마트 실속 22(기본료 월 2만2000원)’이다. 스마트 실속 22 가입고객은 추가 요금없이 KT의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다. 한국케이블텔레콤(KCT)도 유심 번호이동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후불제 상품을 출시했다. 월 기본료 3300원인 ‘슬림’ 요금제는 사용량이 적은 이용자에게 알맞다.

이 밖에 프리텔레콤·SK텔링크·에버그린모바일 등도 MVNO 서비스에 나서 통신료인하에 한 몫 하고 있다. 구체적인 통신료 절약의 예를 들어보면 작년 10월 스마트폰 ‘갤럭시S’를 구입해서 월 4만5000원 요금제(2년 약정)에 가입했던 사람이 지금 약정 기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알뜰폰으로 옮기면 부가가치세 4500원을 포함해 5만원 가량 나오던 이동통신료가 4만7000원( 헬로비전 ‘유심스마트플러스20’ 요금제의 경우 2만2000원+휴대폰 할부금 2만5000원)으로 3000원이 절약되었다.

그러나 약정이 끝나면 MVNO요금 2만원만 내면 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국내에서만 쓸 수 있었던 MVNO 서비스의 로밍이 가능해진다. 이동통신망을 제공하는 통신사의 협조를 받아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로밍 서비스가 제공되며 대상 국가도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MVNO 제공 의무사업자인 기존 통신사도 MVNO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MVNO 활성화 지원방안’을 발표하며▶단순재판매 도입과 관련 인프라 구축 ▶와이파이(무선랜) 도매제공 ▶제조사 보유단말 직구매 지원 등 단말기 조달 지원 확대▶부가서비스 제공 범위 확대▶국제 자동로밍 서비스 제공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인 ‘슈퍼슬림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기본료가 월 3630원에 불과해 통화량이 적거나 받기만 하는 사람이라면 3개월 이상 무료로 쓸 수 있다. 가입비·유심비 등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제반 비용도 면제받을 수 있다.

 KT는 50만 명 가량의 MVNO 이용자를 확보하고 꾸준한 서비스 개선으로 MVNO 사업자 늘리기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KT는 현재 CJ헬로비전·에넥스텔레콤·프리텔레콤 등에 망을 빌려주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수익창출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KT는 MVNO 사업자들이 자사의 영업전산 및 지능망 시스템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각 사업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각종 요금 수납이나 미납금 회수 등을 대행해 사업자 편의 확대에도 신경 쓰고 있다. 중고폰이나 재고폰 지원에도 나서 상대적으로 단말기 수급이 어려운 MVNO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시엔엠브이엔오·몬티스타텔레콤 등 총 8개 사업자에 이통망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MVNO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알뜰폰 확대추세=MVNO 전용 단말기가 아직 없다. 기존 통신사에서 내놓은 모델은 해당 통신사의 서비스에 맞게 되어있다. 갤럭시S 모델의 경우 MVNO 서비스를 이용하면 80바이트 이상의 장문이나 사진이 전송되지 않는다.

단말기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제조사와 통신사가 독과점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대형마트 등에 공단말기 납품을 꺼리고 있어 구입조차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나마 삼성모바일샵에서 공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 갤럭시S2 공단말기는 89만7000원을 줘야 살 수 있다.

소비자가 MVNO를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 휴대폰에 유심만을 바꿔 끼우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휴대폰을 새로 받는 방식이다. 유심을 사용하는 3세대 휴대폰이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약정이 끝나는 경우 번호를 이동하지 않고 MVNO의 유심을 사서 끼우면 된다.

KT나 LG유플러스 가입자가 SK텔레콤으로 번호 이동을 하면서 54요금제(월 5만4000원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면 단말기를 45만28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의 월 부담액은 5만6400원 정도다. 통신요금 5만4000원과 부가가치세 5400원, 단말기 24개월간 할부금 1만8900원, 할부이자 1400원을 더한 금액에서 매달 지급되는 요금할인액 2만3300원을 뺀 금액이다. 대리점과 통신사의 보조금을 이중으로 받기 때문에 통신비 외에 실제 단말기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거의 안 드는 셈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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