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성능 재규어, 스포츠 본능 되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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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R-S 컨버터블(가운데)은 역대 재규어가 양산한 차 중에 가장 빠르다.

재규어는 1950년대 프랑스 르망의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월드컵 브라질팀 같은 존재였다. 심지어 페라리에도 재규어는 넘지 못할 벽이었다. ‘재규어=고성능’의 등식을 세인의 뇌리에 각인시킨 것도 그 즈음이었다. 재규어는 빼어난 디자인으로도 일찍이 유명세를 냈다. 이 같은 전통이 고스란히 녹아든 재규어의 슬로건이 바로 ‘아름다운 고성능 차’다.

올해는 재규어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재규어가 자동차용 디스크 브레이크를 개발한 지 20년, 알루미늄 모노코크 차체를 도입한 지 10년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제동 성능과 가벼운 차체는 분초를 다투는 레이싱 카의 핵심이었다. 이를 기념해 재규어는 야성 불거진 고성능 신차와 레이싱 관련 활동으로 화려하고 고집스러운 전통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다음 달 국내에 출시할 XKR-S 컨버터블이 좋은 예다. 지금까지 재규어가 양산한 차 가운데 가장 빠르다. 550마력을 뿜는 V8 5.0L 수퍼차저 직분사 엔진을 얹고 뒷바퀴를 굴린다. XKR-S 컨버터블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을 4초에 마친다. 최고속도는 시속 300㎞로 제한했다. 지붕은 매끈한 몸매를 위해 직물로 짰고 스위치를 눌러 18초 만에 씌울 수 있다.

재규어는 새로운 스포츠카도 준비 중이다. 이름은 F-타입으로 지난 4월 뉴욕모터쇼에서 처음 존재를 알렸다. 재규어는 오늘 영국에서 막을 올리는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위장막 벗긴 F-타입의 시제작 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F-타입은 과거 재규어의 전설적 명차인 E-타입을 계승한 2인승 컨버터블이다. 알루미늄 차체에 380마력을 내는 6기통 엔진을 얹었다.

아울러 재규어는 지난 3월 헤리티지 레이싱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지난 5월 열린 이태리의 밀레밀리아, 8월과 9월 치를 AVD 뉘르부르크링 올드타이머 그랑프리와 굿우드 리바이벌에 왕년의 경주차를 출전시키고 후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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