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키워드 치면 근처 점포 정보 주르르 위치기반 검색이 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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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구글 개발자회의(구글IO)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마운틴뷰 구글 본사 직원들은 밝은 태양 아래서 점심을 먹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포켓볼과 요가·마사지를 즐기는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구글 정문 앞에는 콩처럼 생긴 새콤달콤한 과자인 ‘젤리빈(Jelly Bean)’ 모형을 설치하고 있었다. 27일 구글IO에서 안드로이드 새 버전을 내놓는다는 것을 상징하는 행사다. 구글 본사와 샌브루노에 자리 잡은 유튜브 본사에서 양사의 경영진과 만나 검색의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구글은 2006년 세계 최대의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에서 검색 분야 엔지니어링을 총괄하는 벤 곰스(43) 부사장은 “이용자의 검색 의미를 이해해 가장 알맞은 답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car’나 ‘auto’는 다른 단어지만 자동차라는 같은 의미로 쓰일 때가 많고, 같은 ‘GM’이라는 단어도 ‘food’와 함께 쓰이면 유전자 조작식품, ‘car’에 붙으면 GM에서 만든 자동차로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연 1000년(수백 명의 개발자가 몇 년씩 매달리고 있다는 의미)의 시간을 투자해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검색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목표가 100이라면 이제야 30 정도의 수준밖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글이 새로 내놓은 ‘지식 그래프’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구글 그래프는 검색어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사항을 덧붙여주는 서비스다. 가령 ‘남산타워’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와 함께 남산타워 높이, 운영시간을 같이 표시하는 식이다. 남산타워를 검색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그는 또 “모바일이 활성화될수록 위치에 기반한 맞춤 검색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를 검색하면 PC에서는 스타벅스 홈페이지가 먼저 나오지만 스마트폰에서는 근처 점포를 먼저 알려주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곰스 부사장은 “검색자의 위치가 매우 중요해지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악·음식이 다 다르다”며 “지금까지는 사람마다 비슷한 정보를 주지만 앞으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게 하는 것이 목표이며 실제로 또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꼭 집어 제공해야 한다는 고민은 유튜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톰 피켓(43) 유튜브 콘텐트 운영총괄은 “매분 72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에서 제목이 아니라 내용에 따라 검색 결과를 내놓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검색 결과 가운데 많은 사람이 클릭하는 동영상을 먼저 보여주는 것은 기본적으로 구글의 페이지랭크 시스템과 같다. 여기에 검색 결과에 따라 내용을 유추하는 방법을 곁들인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검색한 사람이 가장 많이 보는 영상은 자전거를 타는 방법에 관한 것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라며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이 정확한 태그나 키워드를 입력하도록 권장하는 방법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 곰스 부사장 구글에서 9명밖에 없는 펠로(fellow) 중 하나다. 펠로는 구글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직원에게 붙여주는 칭호다. UC버클리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톰 피켓 총괄 미 해군 조종사 출신. 소령 예편 후 구글에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가 유튜브를 인수할 때 자리를 옮겼다. “한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순간적으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군사작전과 콘텐트 운영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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