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골프] 어드레스 시간 너무 끌면 스윙 갑자기 빨라져 낭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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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를 잘 만들어나가다가도 승부가 갈리는 결정적인 샷을 날려야할 때 미스샷이 나와 허망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하필이면 반드시 굿샷을 날려야만 할 때 어김없이 미스샷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경우 스윙 템포가 갑자기 빨라졌기 때문이다.

스윙이 빨라지는 근본적 이유는 어드레스를 했을 때 볼 앞에서 입을 꼭 다물고 호흡을 정지한 채 5초 이상의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에는 항상 산소가 공급돼야한다.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긴장한 채 숨을 한참 멈추면 아드레날린 등 사람을 흥분시키는 여러 호르몬이 온몸으로 분비된다. 아드레날린 등이 퍼지면 뇌와 근육에 부족한 산소를 보급하기 위해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올라 간다

이 때 중압감이 생기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스윙 스피드를 제어할 수 없게 된다.

빠른 스윙은 마치 막대기로 내려치는 것과 같아 백스윙을 다 하기도 전에 다운 스윙이 되고 만다.

폴로 스루는 고사하고 임팩트 순간 심중팔구 몸의 균형까지 무너진다. 이같은 미스샷을 막으려면 볼 앞에서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 후 클럽을 가볍게 흔들고 심호흡을 천천히 길게 내뿜은 후 곧장 스윙을 시도해야한다.

볼 앞에 서서 마치 기도나 묵념하듯 시간을 지체한 후 샷을 하면 절대 유연한 스윙을 할 수 없다.

1m 가량의 퍼팅을 실패하는 근본 요인도 호흡을 정지한 채 입을 꼭 다문 상태로 필요 이상의 시간을 소비했기 때문이다. 아주 쉬운 원리인데도 대부분의 골퍼들은 막상 중압감 속에 빠지면 심호흡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쉽게 잊어버린다.

샷의 준비 과정에 들어가기 직전 코로 숨을 길게 들이 마시고 입으로 길게 내쉬는 심호흡을 두 번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심호흡은 혈액 순환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줄 뿐 아니라 들뜬 마음을 차분히 진정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골프는 기술이 중요하지만 호흡 조절도 기술 만큼 중요하다.

배석우 <중앙일보 골프 전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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