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이제는 여객선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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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유조선.컨테이너선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여객선 건조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5일 삼성중공업(http://www.shi.samsung.co.kr)은 국내 처음으로 1억달러짜리 초대형 여객선(사진)을 건조, 선주인 그리스 미노안사에 인도한다. 삼성에 이어 대우조선.현대중공업 등도 초대형 여객선 건조를 눈앞고 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인도하는 여객선은 길이 2백12m, 높이 30m에 3만t급으로 1천명의 승객을 싣고 32노트(시속 59㎞)속도로 고속운항할 수 있다. 배안에는 영화관.수영관.체육관.게임룸 등 각종 편의시설과 함께 1백여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삼성중공업 특수선사업부장 이기호 전무는 "대형 여객선이면서도 고속운항이 가능할 뿐 아니라 소음도 국제기준이 요구하는 60데시벨(㏈)보다 낮은 50㏈ 아래로 낮췄다" 며 "여객선 건조의 최대 난제인 속도와 소음.진동 문제를 자체 기술로 해결했다" 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오는 6월 미노안사가 주문한 같은 규모의 여객선 2호선을, 내년 7월말께에 3, 4호선을 인도할 예정이다.

대우중공업도 그리스 스토린치사에서 2천7백만달러 짜리 소형여객선 한척, 이탈리아 모비라인사에서 8천만달러 짜리 대형여객선 두척을 주문받아 건조 중에 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말 스웨덴 스테나사에서 대형 여객선 두척을 수주하는 등 여객선 시장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여객선의 부가가치는 유조선의 4.5배, 컨테이너선의 3.2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인도하는 3만t급 여객선 가격(1억달러)과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의 가격(7천5백만달러 수준)을 비교하면 여객선의 부가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최준호 기자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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