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 있는건…" 신동엽 19금 유머 결국 터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코리아 2’에 출연한 신동엽이 오케스트라 앞에서 리코더로 영화 ‘타이타닉’ 주제곡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 tvN]

신동엽이 ‘사고’를 쳤다. 섹드립(섹스+애드립, 야한농담)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그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와 만나면서다.

 23일 밤 11시 방송된 ‘SNL 코리아 시즌2’(tvN)에 출연한 신동엽은 아슬아슬하면서도 유쾌한 콩트쇼를 선보였다. ‘19금(禁)’을 표방하는 프로그램답게 성인 시청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케이블이긴 하지만 TV에서 허락하는 표현의 한계를 건드렸다. 덕분에 신동엽과 SNL은 24일 내내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신동엽은 “온 가족이 함께 보지 못하는 프로그램에 내가 출연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며 능청맞게 쇼를 시작했다. ‘야한 남자’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100% 활용했다. 변태 골프 강사로 등장한 ‘골프 아카데미’에서는 특별 출연한 홍석천과 함께 에로틱한 자세로 강습을 펼쳤다. 체내 생리대 광고를 패러디한 코너에서는 “중요한 자리에서 방귀가 나오는 것이 걱정된다면 삽입형 방귀냄새 제거기를 사용하라”며 천연덕스런 모습을 보여줬다.

 절정은 미팅 프로그램 ‘짝(SBS)’을 패러디한 재소자 특집 ‘쨕’이었다. 신동엽은 도박을 하다가 붙잡힌 스님을 연기했다. 그는 “형상이 있는 건 다 허망할 뿐”이라며 모든 것을 해탈한 듯 말하면서 자신과 짝이 된 여성에게 음탕한 눈길을 보낸다. 목탁을 두들기며 “자고 싶다. 자고 싶다”고 염불을 외우는 대목은 공중파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신동엽표 B급 코미디’의 정수였다.

 사실 신동엽은 원래부터 ‘야한 남자’였다.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1996) ’에서는 치질 수술로 중요부위를 감싸며 고전하는 연기를 펼쳤고,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2003)’에서는 각종 변태 캐릭터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의 성적 코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1년 사이다. 섹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그의 ‘섹드립’도 만개한 셈이다. ‘신사의 품격(SBS)’ ‘로맨스가 필요해2(tvN)’ 등 요즘 TV에선 과거에는 입에 담기 어려웠던 성담론이 거침없이 나오고 있다.

 이런 면에서 신동엽이 ‘SNL 코리아’에 출연한 것은 그 시점이 절묘했다. ‘SNL’은 강도 높은 정치 풍자와 섹스 코미디를 선보이며 37년째 방송 중인 미국 NBC의 TV쇼다. 사실 올초 방송된 ‘SNL 코리아 시즌1’은 구성은 ‘SNL’이었지만, 한국적 수위를 조절하느라 내용면에선 다소 싱거웠다.

 이에 제작진은 시즌2에서 ‘19금 방송’을 내거는 실험을 했다. ‘신동엽편’에 대한 시청자의 열띤 호응은 지금 안방극장에서 통용 가능한 섹스 코미디의 수위를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 같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