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구장분석 (13) - 쿠어스 필드

중앙일보

입력

쿠어스 필드
(Coors Field)

건축 : 1995년 4월 26일
해발 : 1650m
표면 : 천연잔디
관중석 : 50,381
펜스 : 좌측부터 106m-119m-126m-114m-107m

▶ 역사 & 특징

1993년 리그에 참여한 콜로라도 로키스는 두 시즌을 '마일 하이 스타디움(Mile High Stadium)'에서 보냈다. 마일 하이 스타디움은 NFL 덴버 브롱코스의 홈구장으로 7만6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구장이다.

2억1500만달러(한화 2795억원) 공사비 중 78%인 1억6800만달러는 지방정부가, 나머지 22%인 4700만달러는 로키스의 구단주가 부담했다. 또한 맥주제조회사인 '쿠어스'는 1500만달러를 투자, 영구적으로 '쿠어스 필드'란 간판을 걸게 됐다.

당초 쿠어스 필드는 4만3800석의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었지만 마일 하이 스타디움에서의 성공을 통해 흥행에 자신감을 얻은 로키스는 건설 도중 좌석수를 현재의 5만381석으로 늘렸다.

개장 당시 쿠어스 필드는 1977년 올림픽 스타디움(몬트리올 엑스포츠) 이후, 내셔널리그에서는 18년만에 등장하는 새로운 구장이었다. 특히 다목적 구장이 아닌 야구만을 위한 구장으로는 1962년 다저 스타디움(LA 다저스) 이후 33년만의 일.

쿠어스 필드의 좌석은 모두 녹색이지만, 2층 스무번째 열의 좌석은 자주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것은 이부분이 정확히 해발 1마일(약 1600m) 지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또한 1루측과 외야 좌석의 일부에서는 로키 산맥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 구장 분석

'투수들의 무덤'으로 소문난 만큼 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장이다.

로키 산맥의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 필드는 공기가 희박한 탓에 공의 비거리가 약 9% 가량 증가한다. 즉 100m짜리 타구가 109m를 날아가는 셈.

쿠어스 필드의 크기는 106m-126m-107m로 다른 구장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큰 편이지만, 이것을 해수면 높이의 구장으로 변환한다면 96m-115m-97m의 아담한 구장이 된다. 꾸준히 홈플레이트에서 외야로 부는 바람 또한 공의 비거리를 늘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쿠어스 필드가 타자들에게 유리한 것은 단지 비거리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희박한 공기 탓에 패스트볼은 속도가 빨라지지만 정작 중요한 무브먼트가 약해지며, 변화구의 각도 밋밋해진다.

또한 외야수들은 비거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수비 위치를 깊게 잡아, 바가지 안타도 많이 나온다. 타자들이 햇빛으로 인한 눈부심을 완벽하기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쿠어스 필드의 악명을 더한다.

결론적으로 투수들이 쿠어스 필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플라이 볼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 점에서 전형적인 땅볼 투수인 마이크 햄튼에 대한 기대가 높다.

수비면에서는 발빠른 외야수, 특히 전진 대시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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