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속의 중요 정보, 휴대폰으로 바로 쏜다

중앙일보

입력

기업가인 낸시 길비는 무선 웹의 구조가 너무 경직돼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그녀는 해답을 얻기 위해 그녀의 주머니를 뒤지고 있다.

낸시 길비의 회사인 포켓디스(PocketThis)는 자사 제품인 ''포켓디스'' 보급을 시작하기 위해 보이스스트림 와이어리스(VoiceStream Wireless) 및 프랑스 텔레콤과 계약을 체결했다.

포켓디스는 웹 가능 휴대폰 사용자들이 그들이 이용하는 캐리어들과는 무관하게 상호 연락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이다. 뿐만 아니라 제공업체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선택하는 일련의 사이트들 대신 사용자들이 원하는 인터넷 컨텐츠를 직접 볼 수 있게 해준다.

지난 14일 피닉스에서 열린 기술 컨퍼런스에서 선보인 포켓디스 제작자들은 이 애플리케이션이 많은 무선 캐리어들이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컨텐츠의 폐쇄성을 제거해 준다고 말했다.

무선 운영업체들은 일반적으로 휴대폰 웹 브라우저에 있는 컨텐츠에 중요한 링크를 제공하기 위해 특정 웹 사이트들과 계약을 체결한다. 한동안 유럽에서 그랬던 것처럼, 미국의 무선 가입자들은 그들이 이용하는 캐리어들의 네트워크 밖에 있는 사람들과는 텍스트 기반의 단문 메시지조차 보내지 못한다.

하지만 포켓디스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PC에서 중요한 e-메일이나 웹 사이트들을 클립한 다음, 포켓디스 시스템에 업로드하고 나중에 휴대폰으로 옮길 수 있게 해준다.

텔레콤 산업 애널리스트인 제프 케건은 포켓디스 제품에 대해 엇갈린 느낌을 갖고 있다. 그는 이 회사가 무선 웹의 독점적 컨텐츠를 돌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술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것은 여전히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좋은 솔루션이긴 하지만 여전히 제 1세대 제품이다. 그러니 많은 것을 기대하진 말라."

무선 서핑 ''여전히 불편해''

포켓디스 CEO인 길비는 PC를 대체하기 위해, 불편하고 사용하기 어려운 휴대폰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 장애물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휴대폰은 아직까지 웹 서퍼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장비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무선 가입자들은 웹을 서핑하지 않는다. 시장 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모든 웹 가능 휴대폰의 6%만이 전화통화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웹을 서핑하는 소수의 무선 가입자들은 수십 개의 문자와 구두점을 10개의 자판에 압축시키는 소형 키패드를 가지고 URL을 입력시키는 거추장스런 과정을 거친다.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결국 제공업체들이 이미 북마크 해놓은 URL 리스트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기업들은 키패드를 확대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휴대폰에 텍스트를 좀더 용이하게 입력시키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지만, 포켓디스는 그 대신 유선 웹 쪽에 손을 뻗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웹사이트, e-메일, 기타 텍스트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선택 저장한 웹 기반 파일을 통해 사실상의 ''포켓''을 만든다. 이런 파일들은 모두 포켓디스 서버에 존재한다.

웹이 가능한 전화 사용자들은 자신의 전화로 인터랙티브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단추 하나만 누르면 레스토랑과 통화할 수 있고 다른 단추를 누르면 운전 방향을 알 수 있는 식이다.

웹 기능이 없는 전화 사용자들조차도 가상 포켓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얻는 정보는 인터랙티브한 정보가 아니라 텍스트 메시지와 유사할 것이다.

이 회사는 스스로를 다소 불안정한 위치로 올려놨다. 포켓디스는 브라우저로 알려짐으로써 어떤 의미에서 오픈웨이브 시스템(Openwave Systems)이 이미 승리를 거둔 싸움에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포켓디스는 캐리어들에게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무선 웹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기업으로 알려지는 것도 원치 않는다. 캐리어들은 여전히 포켓디스가 원하는 협력 대상이기 때문이다.

길비는 "우리는 정보 획득을 의미하는 또 하나의 상징으로 알려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는 많은 미국 캐리어들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컨텐츠의 폐쇄성에 맞서고 있다.

길비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무선 가입자들이 캐리어들의 네트워크 밖에 있는 사람에게 텍스트 기반 메시지를 보내려면, 캐리어들은 해당 소비자들이 다른 캐리어를 이용하는 사람과 쌍방 소통하는 것을 막지 않는다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한다.

현재, 이 회사는 유럽에서 약간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노밤-프랑스 텔레콤(Innovam-France Telecom)과 오렌지 SA(Orange SA) 같은 텔레콤 기업들로부터 1050만 달러를 유치함으로써 1차 자금 조달을 마쳤다.

북미지역 투자자들 중에는 SBVC가 포함돼 있다. SBVC는 인터라이언트(Interliant)와 바이닷컴의 출범을 도왔던 25억 달러 벤처 기금이다. 길비는 포켓디스가 가까운 미래에 주요 캐리어들을 통한 계약과 관련해 추가 발표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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