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홀] '한니발' 국내개봉 일단 멈춤

중앙일보

입력

할리우드 화제작 '한니발' (Hannibal) 의 국내 개봉에 적신호가 켜졌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 영화에 대해 '수입 불가' 판정을 내렸기 때문. 당초 배급사는 이 영화를 3월 초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심의위원들이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은 사람의 뇌를 절개해 요리해 먹는가 하면 멧돼지 송곳니에 사람의 머리가 박살나고, 목을 맨 시체에서 내장이 보이는 등 흉칙한 장면이 많아 혐오감을 준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13일 수입불가 판정이 내려지자 국내 직배사인 UIP는 즉시 재심을 청구했고 27일 등급위원 15명이 다시 이 작품에 대한 수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이 심의에서도 수입불가 판정이 내려질 경우 6개월 이후에야 다시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영화 '한니발' 은 '양들의 침묵' 후속편으로 앤서니 홉킨스.줄리언 무어가 주연하고 '글래디에이터' 를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

미국 개봉 첫 주말 박스 오피스에서 5천8백만달러를 기록하며 이미 미국에선 '한니발' 이란 단어가 '스타워즈' 나 'ET' 처럼 대중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한 심의위원은 "비록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지만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수입이 어렵지 않겠느냐" 고 말했다.

한편 UIP는 재심 결과에 촉각을 세운 채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니발' 의 개봉 시기를 놓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선물' '친구' 등 올 봄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이 '한니발' 과 정면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개봉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한니발' 의 심의 결과가 충무로의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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