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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사이트 모방범죄 현실화에 충격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의 폭탄 제조 사이트를 통한 모방범죄가 우리나라에서도 현실로 나타났다.

대구 시민운동장 부근 사제 폭발물 사건의 용의자로 20일 검거된 임모(17.경북김천시 모암동)
군이 인터넷 폭탄 제조 사이트를 통해 각종 폭발물 제조법을 학습해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중학교 3학년생이 인터넷 폭탄 제조사이트를 직접 운영한 것으로 드러난데 이어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임군도 고교 2학년생으로 밝혀져 반(反)
사회적 사이트를 매개로 한 10대 미성년자들의 모방범죄는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위험수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임군도 폭발물 제조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지난해 2월부터 국내외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습득해왔다. 임군은 지난해 3월 조그마한 뇌관 등 작은 폭발물 실험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소규모 폭발 실험을 통해 사제 폭발물의 강도를 높여왔고, 지난 1월15일 각종 화학약품을 이용한 '질산암모늄 폭탄' 제조에 성공한 후 급기야 실제 범행을 저지르기에

까지 이르렀다.

더구나 임군은 각종 폭탄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도 인터넷상 학습기자재 판매사이트를 통해 구입, 철저히 인터넷 거래를 통해 폭탄을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 쇼핑에는 위험 화학약품 구매에 대한 아무런 규제가 없다는 점을 악용한 셈이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금은 폐쇄됐지만 일반인 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하고 자기들만의 공간으로 운영한 비밀 폭탄 제조 사이트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폭탄 제조 사이트 수사 확대 방침을 밝혔다.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최근 폭탄 제조 사이트를 통해 만든 테니스공 폭탄, 부탄가스 폭탄, 니트로글리세린 폭탄 등 여러 폭탄의 파괴력 실험결과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던 만큼 철저히 수사를 벌여 후속 범죄를 막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용의자 임군이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를 30여개나 운영하고, 웹 호스팅(Web-hosting)
까지 할 정도의 컴퓨터광인 것으로 밝혀져 10대 컴퓨터 천재들의 윤리 의식 교육 필요성이 새삼 인식됐다.

임군은 범행동기에 대해 "재미없는 세상에 뭔가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해 기성세대들을 놀라게 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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