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자금 몰려 부동산시장 '해빙' 조짐

중앙일보

입력

저금리 시대를 맞아 부동산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은행권의 저축 이자가 연 6%대로 내리자 돈이 부동산으로도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고 값도 강세다. 미분양 아파트가 잘 팔리고, 법원 경매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www.joinsland.com 참조)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실장은 "금리가 떨어지면 안정적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게 된다" 며 "기업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될 경우 부동산 경기는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고 내다봤다.

◇ 바닥 확인됐다〓지난해 부동산시장은 '거래 침체' 로 허덕였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외환위기 때보다 거래가 더 안된다고 아우성이었다. 가격도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빼고는 지난해 말까지 계속 떨어졌다.

그러나 올들어 금융과 실물시장이 살아나면서 부동산 쪽에도 돈이 흘러들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와 도심 소형 상가 가격 반등세가 눈에 띈다.

그동안 경기 불안으로 주택구입을 미뤄왔던 실수요자와 임대사업자들이 지금이 바닥이라고 보고 '사자' 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인기 주거지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올들어 1천만~2천만원 올랐다. 아파트 분양권도 20~30평형을 중심으로 거래가 잘돼 인기지역에선 최근 한 달새 5백만~1천만원 상승했다.

◇ 미분양 아파트 잘 팔리고 경매시장도 후끈〓입지 여건이 좋으면서도 소비자들의 주택구매심리 위축으로 미분양됐던 아파트가 올들어 잘 팔리고 있다.

서울 이문동 대림아파트는 지난달에만 71채가 팔려 전체 7백3가구 가운데 미분양분이 2백가구 미만으로 줄었다. 서울 문래동 현대홈타운.월곡동 두산힐스빌.경기도 용인 수지읍 LG빌리지 및 벽산아파트 등의 미분양분도 꾸준히 나가고 있다.

㈜신영 정춘보 대표는 "미분양 물량이 준다는 것은 부동산 시세가 바닥권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며 "주택시장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 이라고 예상했다.

경매시장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한 물건에 10명 이상이 응찰하는 것은 보통이고 경쟁률이 40대 1을 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지난 7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신동아아파트는 30명이 경합한 끝에 시세보다 불과 1천만원 낮은 값에 팔렸다.

지난달 서울지역 경매물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아파트 80.18%, 근린상가 62.51%, 연립.다세대 71.92%로 지난 연말에 비해 2~4%포인트 높아졌다.

◇ 투자전략은 이렇게〓올해 아파트시장 최대 화두는 '차별화' 다. 따라서 지역.브랜드.평형 등을 잘 따져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

또 실제 입주해 살 것인지,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목적인지를 먼저 정한 뒤 매매에 나서야 한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본부장은 "실수요자라면 생활권을 중심으로 분양 후 미계약분이나 분양권 급매물을 구입하는 게 낫다" 고 조언했다.

투자목적이라면 단지 규모가 크고, 지하철역이 가까운 곳을 골라야 한다. 공원과 한강 등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평형은 수요층이 두터워 거래가 잘 되는 33평형 이하로 한정하는 게 낫다. 서울 강남 등 부유층이 사는 곳이라면 40평형대도 괜찮다.

국토연구원 윤주현 박사는 "저금리 추세와 함께 신규 주택공급 물량의 감소도 아파트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며 "실수요자는 올 상반기에 주택 구입을 고려할만 하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